북극의 온도가 지구 평년보다 약 2배 정도 빠르게 상승하면서 북극 원주민들이 생활고와 질병 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덴마크 정부의 그린란드 기후변화와 관련 측정결과에 따르면, 1991년부터 2009년까지 연평균 기온이 4.5℃나 상승했다. 매년 여름 영구동토층은 1cm 가량 녹고 있으며, 바다가 어는 시기는 절반 정도로 줄어든 것으로 관측됐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이승민 객원연구원은 “이같은 기후변화로 인해 북극에 거주하고 있는 이누이트족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사냥 등을 하지 못해 식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약 5만6000명의 그린란드 주민들 가운데 이누이트족은 89%다. 물개, 바다코끼리, 물고기 등을 사냥해 살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사냥도 어려워졌고 가옥들도 쓰러지거나 부서지고 있다.

 

이 연구원은 “식량난으로 음식을 사먹어야 하는데 문제는 가격이다”며 “기존 식습관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얼린 일각고래 1kg은 78달러다. 그런데 수입 쇠고기는 1kg에 42달러면 살 수 있다. 저렴한 돼지고기나 패스트푸드를 먹게 되면서 당뇨병을 앓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

 

북극의 기후변화는 새로운 가능성과 위기도 끌어들였다. 바로 석유굴착기다. 스코틀랜드의 한 석유기업은 유정 탐사를 위해 배핀 만(Baffin Bay) 바다에서 시추를 시작했다. 지질학자들은 그린란드 연안에는 석유와 가스자원이, 인접한 육지에는 금에서 아연까지 가치 있는 광물자원들이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주민들은 천연자원 개발이 온난화로 잃어버린 것들을 보상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차 있다. 석유가 채굴되면 일자리가 많이 생겨 수입도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이다.

 

이 연구원은 “어업과 수렵으로 살아왔던 주민들은 광물 채취의 부정적 측면인 환경오염도 걱정해야 한다”며 “기름이라도 유출된다면 해안지역 주민들의 삶은 치명적인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