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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 현상이 증가하면서 습지의 역할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호우일수 증가와 집중적 강우 발생이 잦은 탓에 수자원 확보가 미래 자원관리의 핵심으로 떠오른 탓이다. 이에 홍수 방지 및 해안 침식 방지, 지하수 충전을 통한 지하수량 조절 등 다양한 순기능을 하는 습지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습지란 물이 흐르다가 불투수성 내지는 흐름이 정체돼 고이는 과정을 통해 생성된 지역을 말한다. 한국습지학회는 ‘물이 환경이나 환경과 연관된 동·식물을 통제하는 주요 요인으로 적용하는 지역’이라고 정의했다. 많은 생명체의 서식처이자 생태계를 안정적으로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 자연현상이나 인간의 활동으로 발생한 유·무기질 물질을 변화시킨다. 수문·수리·화학적 순환을 통해 자연적으로 수질을 정화한다. 이러한 순기능 때문에 ‘자연의 콩팥’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특히 홍수 억제 기능은 여러모로 도움된다. 습지 1헥타르 당 120mm의 물을 저류한다. 습지의 식물들이 물의 흐름을 지연시켜 하천 유량의 급격한 변화를 막아 홍수 발생도 완화한다. 댐이나 저수지, 여타 관개시설을 줄이는 등 경제적 효과도 있다. 또 연안습지의 효과적 관리는 해수면 상승으로부터 육지를 보호할 수 있다.
낙동강의 배후습지인 우포늪이 대표적이다. 여름 장마철이면 낙동강 수위가 급속도로 불어난다. 토평천 하류에서부터 역류하는 강물을 우포늪이 가둬 저수지 역할을 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집중호우 피해를 감소시킬 수 있는 셈이다.
이미 국제적으로 습지를 보호하려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1971년 2월, 습지를 보존하기 위한 국제협력체계인 ‘람사르 협약’이 채택, 1975년 12월 발효됐다. 람사르 사무국은 습지가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에 취약하지만 효과적인 관리가 이뤄진다면 기후변화 완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습지를 보전하기 위한 지자체의 노력도 잇따랐다. 경상남도는 전국 최초로 도내 습지에 등급을 매겨 보전·관리하는 ‘습지총량제’를 실시한다. 체계적으로 보호하겠다는 의도다. 울산시도 태화강 하류 생태경관보전지역 0.983㎢에 대해 람사르 습지 등록을 환경부에 요청한 상태다. 삼호지역 대숲을 중심으로 형성된 전국 최대 규모 철새 서식지 등 태화강 인근은 타 지역에 비해 생물다양성이 풍부하다. 부산시도 낙동강 하구 습지보호지역 37.71㎢에 대한 람사르 습지 등록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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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