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 기후변화 > 기후변화협상…선진국 vs 개도국 대립

주제발표를 맡은 손성환 외교통상부 기후변화대사는 “온실가스감축협약인 교토의정서의 1차 공약기간이 만료되는 2012년을 앞두고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대립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28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리는 당사국총회(COP17)에서 양자의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변화협상은 선진국과 개도국간의 팽팽한 이견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일본과 미국 등 선진국은 주요 온실가스 배출국 모두 의무적으로 감축체제에 동참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와 달리 중국과 인도 등 주요 개도국들은 선진국만의 의무적 감축체제를 연장하자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개도국들에게 선진국과의 동일한 온실가스감축 체제는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다. 산업혁명 이후부터 지금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누적시켜온 주체가 다름 아닌 선진국이라는 점에서다.

그렇다면 우리의 입장은 어떤가. 우리는 현재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과도기적 위치에 있다. 그래서 협상문제에서 분명한 입장표명이 중요하다.

손성환 대사는 “우리나라는 선발개도국으로서 기후변화협상에 참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1996년에 OECD에 가입했다. 현재 기후변화협약상으로 개도국에 분류되어 있는 OECD가입국은 멕시코와 한국, 칠레다.

국무총리실에서 2008년에 조사한 ‘기후변화대응 종합기본계획’에 따르면 OECD 가입 전인 2005년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5.9억톤으로 7위다. 배출증가율도 1990년부터 2004년까지 90.1%로 1위다. 1인당 배출량도 14위, 증가율도 1위다. 우리가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하는 국가임이 분명했다.

문제는 분류기준이다. 1992년 합의된 온실가스 배출국가의 분류방식이 적합하지 않다는 점이다. 20년이 지난 현재는 국가경제의 현실적인 반영기준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선진국은 OECE 가입여부, 국민소득, 1인당 배출량, UNDP Human Development Index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한 새로운 국가분류방식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일부 선발개도국은 일정기준에 의해 개도국에서 선진개도국으로 졸업시킬 필요가 있음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개도국은 연간 총배출량이 아니라 역사적 누적배출량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소규모국가나 내륙국가와 같이 배출량이 적고 감축잠재력이 낮은 싱가포르같은 국가의 특수한 사정도 고려해 줄 것을 주장했다.

유연철 환경부 국제협력관은 “선진개도국의 입장인 우리나라의 경우는 양자의 입장 사이에서 적극적인 파트너십을 끌어낼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손성환 대사도 “행동강령으로 2009년 우리나라가 설치를 제안했던 개도국 감축행동 등록부를 조기 가동해 개도국의 자발적인 온실가스 감축행동을 국제적으로 인정하고 필요한 기술과 재원을 제공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선진국의 일방적인 개도국 지원이 아닌 개도국간 재정지원체재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곤 국회기후변화포럼 대표는 “합리적인 협정을 이루기 위해 앞으로 개최될 18차 차기 당사국 총회(COP18)의 한국유치 또한 관건”이라며 “기후변화협정 2차 공약기간을 이어가는 가교역할을 한국이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정의정 기자 irumy20@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