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팔당 취수장에서 공급하는 수돗물에 냄새가 나는 원인이 북한강의 조류 이상 번식인 것으로 나타났다. 냄새 원인 물질 지오스민(Geosmin)이 이상 증식한 탓이다. 겨울철에 조류가 이상 증식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23일부터 7일까지 환경부가 조사한 결과 검출된 지오스민 농도는 45~270ppt다. 먹는 물 수질감시항목에서 지오스민 기준치는 20ppt다. 무려 2~13배나 넘는 수치다.
지오스민은 수돗물에서 흙냄새를 유발하는 원인물질으로 남조류의 일종인 아나베나의 대사과정에서 발생한다. 인체 위해성은 없다. 끓는 물에 3분 정도 끓이면 쉽게 제거된다.
그러나 이 때문에 11월부터 팔당 취수장에서 용수를 공급받는 남양주와 양평군 일대에 1,586건의 수돗물 냄새 관련 민원이 발생했다.
환경부는 조류의 이상 증식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꼽았다. 기온 상승과 강수량 부족 등 기상이변 때문인 것으로 추정했다. 보통 지오스민 발생은 여름철인 6월에서 8월 사이에 일시적으로 많이 발생한다.
실제로 기상청에 따르면 11월 이상고온 현상으로 1973년 이래 최고 온도를 기록했다. 작년대비 3.9도나 높았고 12월에도 수온이 8도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부는 최근 강우량이 늘고 기온이 낮아지고 있어 지오스민 농도는 점차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수장에서 지오스민 등의 냄새물질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고도정수처리시설이 필요하다. 수도권 37개 정수장 중 고도처리시설을 설치한 곳은 영등포와 시흥, 단 2곳이다. 이에 환경부는 수돗물 냄새 발생 최소화를 위해 고도정수처리시설 설치를 확대하는 등 근본적인 원인 제거에 나설 계획이다.
|
이유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