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 가뭄, 태풍 등 잦은 기상이변으로 세계 곡물 생산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은 소비되는 곡물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 곡물자급률이 매우 낮은 상황이다. 향후 지속적으로 생산량 감소가 전망되는 만큼 이를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은 지난 40년 동안 곡물량 수입이 7배 증가했다. 국내에서 소비하는 곡물의 75%가 수입산이다. 쌀, 밀, 콩, 옥수수, 보리 등 연간 2,000만톤을 소비한다. 이 중 600만톤만 국내산이고 나머지 1,600만톤 가량을 해외 수입에 의존한다. 식량자급률이 27%가 채 되지 않는다. 국제곡물시장 가격에 국내 물가가 휘청거리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지난 여름 발생한 태국 방콕의 홍수로 세계 곡물시장이 출렁였다. 태국은 세계 쌀 수출량의 31%를 차지한다. 주요 쌀 생산지의 12.5%가 피해를 입으면서 생산량은 300만톤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도 남부지역의 가뭄으로 쌀 생산량이 20% 가까이 줄었다. 세계 4대 쌀 생산지인 남미도 라니냐 현상으로 생산량이 15%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전세계에 걸친 기상이변으로 공급량 감소가 전망되지만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며 식량대란을 우려했다.
세계식량농업기구(FAO)는 향후 식량 부족에 따른 급격한 가격 변동이 일상화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곡물 생산량 감소 원인으로 투기자본의 시장왜곡, 신흥국가들의 수요 증가와 함께 잦은 기상이변도 포함됐다. 미국 국제식량정책연구소는 2050년 곡물가가 2배 상승해 식량안보를 위협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놨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새해 농정의 2대 위협요소로 FTA와 기상이변을 지목했다. 기상관측 이래 최대,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우는 기상이변이 국내 농업 시장에 부정적 요소인 점을 우려한 것이다.
문제는 전세계적으로 곡물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이다. 바이오에너지 생산 확대, 신흥국들의 소득이 높아지는 등 다양한 원인으로 곡물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로 인도의 쌀 소비가 10% 이상 증가하고 중국도 대두 소비가 15% 가까이 늘었다. 경제가 발전하고 있는 인구대국이 곡물수요 증가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곡물 가격이 고공행진을 펼치는 것도 기상이변 탓에 공급은 줄고 수요는 증가해서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7일(현지시간) 3월 인도분 옥수수 선물 가격이 전날 대비 2.2% 급등한 6.3325달러에 거래됐다. 7일 연속 가격이 오르면서 1년 만에 가장 긴 오름세를 기록했다. 원인은 남미 지역의 가뭄이다. 작황 부진이 예상되면서 급등했다. 브라질 경작지의 1/3도 가뭄이 예측돼 세계 곡물 시장에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세계 곡물시장이 출렁이자 농촌진흥청은 ‘세계 식량문제와 우리의 대응방안’ 보고서를 발간, 지원방안을 내놨다. 잦은 기상이변으로 국제곡물가격이 고공세를 이어갈 전망이어서 자급률을 높이는 방안이 포함됐다. 곡물 수급과 관련해 국내외 환경 변화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미래 발생할 수 있는 식량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농촌진흥청은 보고서를 통해 세계 곡물소비량은 2012년 26억톤에서 2020년 28~30억톤으로 10~1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세계 곡물재고량이 감소, 국제곡물가격이 상승한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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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