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 기후변화 > 마야 문명 멸망은 “극심한 가뭄 불러온 기후변화 탓”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와 스위스 연방기술대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이 마야문명의 발상지인 멕시코 일대 동굴에서 수집한 석순에서 강수량 정보를 분석한 결과, 멸망에 이르게 한 이유가 기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마야문명 멸망 원인 연구는 과학잡지 ‘사이언스’의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마야문명이 발달한 300년~1000년 동안 중앙아메리카의 기후는 기복이 심했다. 마야문명이 절정을 이뤘던 시기는 강수량이 많았지만 이후 극심한 가뭄이 수백 년간 지속됐고, 멸망에 이르게 됐다는 설명이다.

펜실베니아대 인류학자 더글라스 케네트 박사는 “습기가 많다는 것은 마야문명의 중심지에 농경이 발달하고 인구가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것은 이 지역 왕의 권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왕은 번영을 가져오는 비를 내리게 하는 사람으로 추앙받았다. 마야에서는 농경지에 적합한 날씨를 얻기 위해 하늘에 사람의 피를 제물로 바치는 의식이 성행하기도 했다. 기상 조건이 국가의 흥망성쇠를 이끄는 중요한 요인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660년께 우기가 끝나고 가뭄이 시작되자 왕의 권력과 영향력이 약화됐고, 적은 자원을 둘러싼 전쟁이 빈번해졌다. 가뭄이 수백년 동안 지속되자 ‘비를 내리게 하는’ 왕의 권력이 크게 약화됐고, 900년께 정치적으로 붕괴되기에 이르렀다.

정치적으로 붕괴된 이후에도 마야 주민들은 100년 동안 문명이 꽃피웠던 지역에 남아 있었다. 그러나 결국 1000년~1100년께 가뭄이 더 심해지자 거대 문명의 발상지를 버리고 떠났던 것으로 추정된다.

케네트 교수는 “마야문명의 멸망 원인에서 유추한 것을 현재에 적용하면 아프리카와 유럽의 기후변화에 대해 걱정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기후변화가 농경 시스템을 약화시킬 경우 광범위한 기아와 사회 불안정, 전쟁 등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마야 문명의 멸망이 되풀이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2000년 전 멕시코와 과테말라 등 중앙아메리카에서 발달한 마야문명은 수학과 천문학, 건축학이 고도로 발달했다. 세계 최초로 숫자 ‘0’의 개념을 이해하고 사용한 부족이었다. 1년을 365일로 나눈 달력을 사용했고, 지구가 둥글고 태양 주위를 돈다는 사실과 위도·경도의 개념 등을 이해하고 있었다. 찬란한 문명을 꽃 피웠던 마야문명은 일부 유물만 남기고 돌연 역사 속으로 사라져 멸망 원인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 바 있다.

이유경 기자 leeyou@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