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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시행을 앞두고 있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의 성공적 실행이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한 대기업 연구원에 의해 나왔다.
LG경제연구원 도은진 연구위원은 14일 ‘배출권 거래제, 이상과 현실의 조화가 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배출권 할당량, 유상할당 제외 업종 지정 등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부분들이 기업들의 중장기 투사 의사 결정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산업계 경쟁력과 환경보호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정부 입장에서 배출권 거래제의 균형 있는 실행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세계적 경기 침체와 국내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고려할 때 배출권 거래제의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는 입장에서 이 제도를 조명해 눈길을 끈다.
우선 세계적 경기 불황으로 배출권 시장 침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도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배출권 거래제에서 가장 앞서 있는 EU도 경기침체로 배출권 가격이 급락해 난관에 처해 있는 상황”이라며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제 경기침체를 고려할 때 배출권 거래제가 의도한 바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이유로 배출권 거래제에 대한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최근 유럽에서는 경기불황으로 제조업의 생산이 줄어들면서 배출권의 공급은 늘고 수요는 줄어드는 실정이다. 배출권을 팔려는 기업은 많지만 사는 기업이 없어, 배출권의 가격이 하락하고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차기 한국 정부에서의 배출권거래제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배출권 거래제가 현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에 기반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과연 차기 정부가 이 정책에 어느 정도 중요성을 둘지는 의문이라는 것. 도 연구위원은 “우리와 경쟁을 벌이는 중국, 일본 등에서 배출권 거래제 도입에 소극적인 상황에서 우리나라만 적극적으로 추진하면 기업의 국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또 2015년부터 배출권 거래제가 시행되면 산업계는 온실가스 감축 압력, 유상할당 비용 부담 등 직접적인 영향과 전기료 인상, 원재료·부품 가격 인상 등 간접적인 영향을 동시에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같은 비용 상승 요인들이 결과적으로 우리나라 산업계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란 주장이다.
도 연구위원은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적 분위기와 최근 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현재로서는) 배출권 거래제가 어느 정도 강도로 시행될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며 기업들의 장·단기 대비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단기적으로는 배출권 거래제에 의한 생산원가 상승을 어떻게 최소화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일단 투자하면 20년 이상 운영해야 하는 설비의 경우 배출권 비용과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대비는 배출권 거래제가 기대보다 약화될 경우에도 에너지 절감을 통한 비용 경쟁력 강화로 결국엔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이 보고서는 내다봤다.
한편,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는 지난 13일 국무회의를 최종 통과했다.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기업체들이 배출권 매매를 활용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달성하도록 한 제도. 정부로부터 할당받은 양보다 적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기업은 다른 기업에 온실가스 배출권을 판매할 수 있다. 반대로 온실가스 할당량보다 배출량이 많은 기업은 초과한 배출량에 대한 배출권을 다른 업체로부터 사들여 감축 의무를 달성해야 한다. 정부는 제도가 시행되면 현행 온실가스 감축 규제인 ‘목표관리제’ 하에서 감축 비용 부담이 컸던 기업들이 감축에 소모되는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산업계는 배출권 거래제가 산업 발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반발하며 무상할당 기간을 2020년까지 늘려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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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령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