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천(明川)에 태(太)가라는 성을 지닌 어부가 있었는데 어떤 물고기를 낚아 도백(道伯)에게 바치게 하였던 바, 도백이 이를 아주 맛있게 먹고 그 이름을 물으니 모두 알지 못하였다. 다만 이 물고기는 태가라는 어부가 잡은 것이니 도백이 이를 명태(明太)라고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였다. 이로부터 이 물고기가 아주 많이 잡혀 전국에 넘쳤다.”
이유원(李裕元)의 ≪임하필기 林下筆記≫에서 언급되는 명태에 관한 일화다. 명태가 아주 많이 잡혔다는 내용이 눈길을 끈다. 이렇게 전국에 넘쳐났다는 명태가 온난화 영향으로 우리나라 근해에서 사라지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2000년대 들어서 고등어와 멸치, 오징어 등 세 종의 어획 비율이 우리나라 전체 연근해 어획량의 절반을 넘는 52%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온난화 영향으로 한반도 주변 바다를 난류성 어종이 점령한 것이다. 세 어종의 어획비율은 1980년대에 20.8%에 불과했다가 1990년대에는 40.5%로 뛰어올랐다.
이들 어종을 포함해 꽁치, 농어, 방어, 삼치, 숭어, 전갱이, 정어리 등 난류성 표층어류 10개 종의 어획량 비중은 60%에 육박했다. 10개 어종의 어획비율은 1980년대 32.5%에서 2000년대 59.2%로 증가했다.
반면 동해에서 가장 잘 잡히는 물고기 중 하나였던 한류성 어종 명태는 어획량이 확 줄었다. 2010년 연간 어획량은 1톤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26년 이후 최저였다. 1980년 9만6천톤보다 거의 100% 줄어들었다.
쥐치 역시 마찬가지다. 2010년 수확량이 연간 3천5백톤에 불과했다. 1980년 22만9천톤보다 98.5% 급감해 빠른 속도로 변하는 바다생태계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기후변화 시나리오 보고서에 따르면 제주도 남쪽 먼 바다에 살던 참다랑어가 태안반도 서쪽 해안까지 북상했다. 지구 온난화가 지속되면서 한반도 주변 수온은 최근 40년간 섭씨 1.3도 올랐다. 전 세계 해양 수온이 100년간 0.5도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지속적인 바다생태계 관찰과 수산 업체들의 발빠른 대응,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 YTN 뉴스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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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