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로 우포늪의 연꽃과 순천만 갈대 군락의 면적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겨울철 기온이 높을수록 파충류의 개체수가 증가하는 등 기상조건에 민감한 파충류가 지구온난화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원장 박석순)은 기후변화와 환경변화에 따른 생태계 현상에 대한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생태계의 반응을 예측하고 대응하기 위한 국가장기생태연구사업의 일환으로 2004년부터 진행된 이 연구에는 생태전문가 300여명이 참여했다. 3단계에 걸쳐 담수와 연안, 육상, 동물 등으로 구분해 진행되는 이 연구사업은 2013년까지 계속된다.
과학원이 이번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표적 습지 생태계가 기후변화 및 자연 환경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습지로 꼽히는 우포늪의 연꽃 군락 면적은 지난해 3만1501㎡였다. 이는 2009년 1만7003㎡에 비해 무려 85%나 증가한 것이다.
순천에 위치한 갯벌 생태계 순천만에서는 원 형태로 형성되는 갈대 군락의 직경이 매년 약 1.5m 정도 넓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산화탄소를 감소시키는 데 참나무 숲이 소나무 숲보다 효과적이라는 것도 밝혀냈다.
과학원은 월악산에서 2005년부터 2011년까지 30년생 이상의 굴참나무 숲과 소나무 숲의 탄소 저장량, 흡수량, 배출량을 각각 조사했다. 그 결과 탄소의 총 흡수량은 굴참나무 숲이 소나무 숲보다 2.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원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 생태계의 관리 방안 모색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악산에서 양서류 및 파충류를 대상으로 모니터링 한 결과, 개체 수가 서식지와 기상 조건에 따라 상당한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곡에 사는 계곡산개구리는 강수량이 적은 해에 많이 출현했지만, 물웅덩이에 사는 무당개구리는 강수량이 풍부한 해에 많이 나타났다.
또 누룩뱀과 같은 파충류는 겨울 기온이 높을수록 더 많이 나타났다. 양서류와 파충류가 다른 생물보다 기온과 강수량 등 기상조건에 민감해 지구온난화를 감시하기에 적합하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가장기생태연구사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해 기후변화 등에 따른 생태계의 장기 변화를 예측하고, 국토환경 보전을 위한 생태계 관리방안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
이유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