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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포스트 교토(Post-Kyoto)’ 체제와 2015년 우리나라의 온실가스(탄소) 배출권거래제 시행을 앞두고 향후 탄소시장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국제 세미나가 열렸다. 에너지관리공단은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포스트 교토 탄소시장 대응을 위한 국제 세미나’를 지난 11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유럽, 중국, 일본, 한국 각국의 탄소시장과 CDM산업의 현황·전망에 대한 발표가 공유됐다.

 

 

교토 에너지의 Mr. Arijit Paul(아리짓 폴)은 “2008년 이후 지속된 유럽 탄소배출권 가격 하락의 원인은 세계 경제침체에 따른 수급불균형과 기후변화 정책의 불확실성”이라고 지적했다.

 

 

유럽 탄소시장(EU-ETS)의 배출권 가격은 청정개발체제(CDM) 프로젝트를 통해 발행되는 배출권(CER) 기준으로 2008년 23유로(한화 약 3만3000원)였으나, 올해 들어 최근 1.89유로(약 2700원)까지 떨어졌다.

 

그는 “최근 지속된 유럽 경제침체로 산업 생산성이 낮아지면서 에너지 소비가 줄어들었고, 그로 인해 탄소배출권의 수요는 내려가고 공급은 과다해졌다”면서 “2020년까지 약 10억CO₂t에 달하는 배출권이 과다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Mr. Paul은 “이같은 가격의 변동성은 시장참여자들이 청정기술에 대한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데 매우 큰 장애물이 된다”고 지적하면서 “경기 침체가 언제 끝날지 모르기 때문에 가격 안정성 확보를 위한 유엔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EU-ETS는 탄소시장 가격 안정을 위해 인위적 수급조정 조치를 논의하고 있다. 먼저 2020년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량을 크게 확대하고 거래대상에 아산화질소 등 새로운 탄소를 포함시키는 방법으로 수요를 늘릴 계획이다. 공급의 경우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 2012년 이후 등록되는 CDM에 대해 유럽 최빈국에서 일어나는 프로젝트가 아닌 한 CER 판매를 금지하는 방법을 통해 줄인다는 방침이다.

 

그는 “다가오는 미국 대선에서 (기후변화 문제를 중요하게 여기는) 오바마가 당선될 경우 미국도 탄소시장에 진입하게 될 것이고 그것이 전 세계 탄소시장 판도를 바꿔놓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어떤 구조와 매커니즘으로 진행될 지는 예측할 수 없다. 지금의 탄소시장은 불확실성만 가득하다”고 꼬집었다.

 

 

한국탄소금융 박순철 팀장은 “과거의 ‘목표관리제’가 자발적 인센티브 방식의 온실가스 감축이었다면, 향후 ‘배출권 거래제’는 규제 방식의 온실가스 감축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가 2015년 시행을 앞두고 있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는 업체들이 정부로부터 배출권을 할당받고, 할당량 이하로 온실가스를 배출해 배출권이 남을 경우 온실가스를 초과 배출하는 업체에 팔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온실가스를 일정량(연간 2만5000CO₂t) 이상 배출하는 단일 사업장 또는 보유 사업장들의 배출량 합계가 연 12만5000CO₂t 이상인 업체 등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박 팀장은 “목표관리제는 바톰업(bottom-up) 방식인 반면 배출권 거래제는 톱다운(top-down)방식이다. 톱다운 방식은 그 특성상 합리적인 배출권 할당이 매우 힘들다는 맹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약 할당 실패가 일어날 경우 배출권 가격이 낮아질 것이고, 가격이 낮아지면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2015년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기업 입장에서는 시간적으로 부담이 될 것”이라며 “목표관리제와 배출권 거래제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빨리 파악해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거래제 대응과 관련한 내부 조직체계 개편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고서령 기자 koseor@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