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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가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신종 식중독균 발생, 어패류의 독성·중금속 흡수율 증가 등 식품안전이 위협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식품분야에서도 기후변화에 대응한 온실가스 저감 기술과 식품안전 기술 개발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0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12 기후변화대응 식품안전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식약청이 5년간 120억원을 투자해 추진한 ‘기후변화대응 식품안전관리 연구사업단’의 출범 3년을 맞아 기후변화시대의 식품안전 관리 방안을 논하기 위해 열렸다. 관련분야 학계·산업계·소비자단체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이상재 식품의약품안전청 식품위해평가부장은 축사에서 “보성에서 자라던 녹차가 강원도에서 재배되고, 감귤 재배지도 전라도까지 올라오는 등 식품원산지가 상당히 빠른 속도로 북상하고 있다”며 “식약청은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후변화대응 식품안전관리 연구사업단’을 시작, 식품 제조·운송·보관 과정에서의 온실가스 저감 기술과 식품안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포지엄에서는 ▷지구온난화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 ▷국내 기후 권역에 따른 곰팡이·곰팡이 독소의 발생 변화 동향 ▷기후변화가 어패류독에 미치는 영향 ▷기후변화에 따른 식품안전의 현황과 전망 등을 주제로 전문가들의 발표가 진행됐다.

 

 

 

        ▲ 오재호 부경대 교수
 

부경대 오재호 교수는 “영국 스턴(Stern)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온도가 3℃ 오를 경우 최대 50%의 생물이 멸종하고 300만명이 영양실조로 사망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기상청의 ‘기후변화 국가표준 시나리오’는 우리나라의 평균기온이 2050년까지 3.2℃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오 교수는 ‘위기로 치닫는 지구온난화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를 주제로 이같이 발표하며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잡는 것은 쉽지만, 실천은 힘들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 정상들은 기후 협상을 통해 1인당 26t(2008년 기준)이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50년까지 2t으로 줄이기로 협약했는데, 말은 쉽지만 어떻게 그 목표를 달성할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1997년 IMF 당시 국민들의 금모으기로 위기를 극복한 것처럼 기후변화도 온 국민이 힘을 합쳐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식약청 식품감시과학팀 한상배 과장은 “지구온난화가 진행됨에 따라 식품 생산에서 소비단계까지 부패·변질이 가속화되고, 농약·동물용의약품·보존료의 사용이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해수 온도 상승으로 해로운 조류가 증가해 어패류 독소가 많아지고, 식중독균·곰팡이독·바이러스·해충 등도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소를 함유한 어패류를 섭취할 경우 설사·마비·호흡곤란 등 증세가 발생할 수 있다.

 

한 과장은 “우리나라 평균 기온이 1℃ 상승되면 살모넬라로 인한 식중독은 47.8%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며 “장염비브리오와 황색포도상구균으로 인한 식중독도 각각 19.2%, 5.1%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구온난화가 식품안전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이야기다.

 

 

 

 

‘기후변화대응 식품안전 커뮤니케이션’을 주제로 발표한 문은숙 식품안전정보원장은 “식품안전과 관련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정부는 단순히 ‘안전하다’고 광고하는 것보다 국민들에게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원장은 2008년 미국 수입 분유 ‘엠파밀’에서 금속성 이물질이 발견됐을 당시를 예로 들었다. 같은 제품을 놓고 우리나라 식약청과 농림부는 “물에 녹지 않아 흡수 못하므로 인체에는 영향이 없다”고 강조한 반면, 미국 FDA와 USDA는 “검출된 이물질이 목과 폐에 손상을 줄 수 있다”며 대처법을 제시한 것. 문 원장은 “당시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계속해서 불안해했고 결국 소송까지 가게 됐지만, 미국은 사건이 매우 빠르게 진정됐다”며 “소비자들이 늘 정보에서 소외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서령 기자 koseor@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