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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불화황 감시가 시작되는 울릉도 전경 <도동항 인근>
지구온난화 효과가 이산화탄소의 2만3900배에 달하고, 한 번 배출되면 3200년까지(이산화탄소 200년) 대기에 머물며 지구를 덥히는 ‘악마의 기체’ 육불화황(SF ₆)의 감시가 내년께 울릉도서 실시된다.
육불화황은 교토의정서 규제대상 기체로 지구온난화의 대표적 주범이다. 대기 중의 양이 이산화탄소의 1% 미만으로 극소량이어서 고난도의 관측기술이 필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연구가 미진한 상황이기도 하다.
육불화황은 높은 절연 특성으로 인해 반도체, LCD(액정표시장치), 전기제품 생산 공정에서 다량 사용된다. 또한 전기사용이 증가하면 대기 중 농도가 증가하는 특징이 있다. 세계 2위의 반도체 산업국이자 엄청난 전기사용량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에 국제적으로 책임이 집중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선도적 연구 및 관측이 필수적라고 입을 모은다.
이에 기상청은 세계적 수준의 기상기술을 바탕으로 지난 2005년부터 육불화황 세계표준센터의 유치를 위해 노력해왔다. 오랜 노력 끝에 관측개발기술을 인정받아 작년 10월에는 육불화황의 세계 표준센터(WCC)의 안면도 유치에도 성공했다.
▶ 안면도서 관측한 육불화황 증가율
안면도 세계표준센터서 2010년 관측된 육불화황의 농도는 7.8ppt(ppt: 1조 분의 1, 10의 마이너스 12승. 초미소(超微小) 농도 등에 사용)로 전 지구 평균농도인 6.5ppt보다 1.3ppt 가량 높았다. 이는 북반구 중위도에 위치한 국가들이 평균 6.8ppt 전후임을 감안할 때 상당히 높은 수치다. 지금까지 산출된 연구자료도 국제적으로 희귀해 그 중요성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안면도 한 곳에서 진행되는 연구만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순수하게 생성되는 육불화황 값의 산출에 한계가 있었다. 기상청은 육불화황의 수준 높은 관측값 생성을 위해 내년부터는 국토 동단인 울릉도에서도 육불화황의 관측을 실시하게 됐다.
▶ 육불화황 감시가 시작되는 울릉도 기후변화감시소 조감도
안면도에서 울릉도로 빠져나가는 기압계가 형성되면 울릉도 관측치와 안면도 관측치를 비교해 우리나라의 생성치를 추측하는 방식이다. 울릉도에서 안면도로 빠져나가는 기압계가 형성돼도 마찬가지로 국내에서 생산된 관측값의 산출이 가능하다.
기상청 기후변화감시센터의 신임철 이학박사는 “지금 이대로 온난화가 진행되면 2100년까지 지구의 온도가 많게는 6.4℃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나라 산업구조 특성상 기후변화에 치명적인 육불화황의 배출량이 타국보다 많은 만큼 빠른 연구와 관측이 필수적”이라며 상황의 시급함을 전했다.
기후변화감시센터의 김상훈 연구관은 “울릉도가 세계기상기구(WMO)에서 권고하는 관측환경을 보유한 연구의 최적지인 만큼 세계적 수준의 연구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내년에 울릉도에서도 육불화황 감시가 실시되면 우리나라의 서쪽과 동쪽을 관통하는 관측으로 객관적인 육불화황 배출량을 산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세계 관측 기술 향상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온실가스 자료 선점으로 국제기후협상 시 우위를 확보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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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