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때문에 동물들이 북쪽으로 '이사'하고, 산꼭대기의 새가 사라진다?”
최근 100년 동안 지구의 기온은 0.74℃가 상승했다. 1℃도 채 되지 않는 이 수치가 지구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아는 사람은 드물다. 미국 과학전문 웹사이트 ‘라이브 사이언스(Live Science)’는 최근 ‘지난 100년간 기후변화가 바꾼 8가지’를 통해 지구온난화가 끼친 영향을 소개했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기후변화가 영토 분쟁을 야기한다는 주장이다. 기온이 오르면서 세계 각국은 북극의 지하에 매장된 자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북극해 빙하 부피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어 개발이 쉬워졌기 때문이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전세계 석유 매장량의 13%인 900억배럴이 북극에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 때문에 북극을 둘러싼 신경전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과 러시아,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스웨덴, 캐나다 등은 국가 안보와 국경선 확보 차원에서 경비대의 순찰 횟수를 늘리고 군사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남극 펭귄의 번식 패턴도 변화할 조짐을 보였다. 젠투펭귄의 서식지는 해빙(海氷)이다. 그러나 점차 더워지는 날씨에 해빙이 녹기 시작했고 펭귄들은 이에 빠르게 적응했다. 서식지로서의 해빙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있는 것이다.
미국 애리조나 북쪽의 산꼭대기에서는 새를 보기 힘들어졌다. 이곳에 사는 엘크(큰 사슴) 때문이다. 산꼭대기에 폭설이 내리는 횟수가 줄면서 엘크가 겨울 내내 고지대에서 먹이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엘크의 배는 채웠지만 새들의 서식지가 파괴된 셈이다.
꽃이 피는 시기도 앞당겨졌다. 1800년대와 비교할 때 가장 일반적인 43종의 꽃은 그 개화시기가 10여일이나 빨라졌다.
꽃 피는 시기가 빨라지니 행락철도 바뀌었다. 봄이 일찍 시작되면서 그랜드캐년과 같은 미국 국립공원의 가장 붐비는 시기도 변한 것이다. 1979년에는 7월 4일에 연중 최고의 인파가 몰렸지만 최근에는 6월 24일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붐볐다.
온난화 영향에 작은 초파리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과거 적도 부근의 더운 지역에서 주로 목격됐던 과일초파리와 유전자 패턴이 유사한 종이 이제는 위도가 높은 지역에서도 종종 나타난다.
이제 북극곰은 생존을 위해 100년 전보다 더 먼 거리를 수영해야 한다. 지난해 발표된 연구 자료에 따르면 해빙 속도가 빨라지면서 북극곰은 한 번에 12일 이상 헤엄쳐야 할 때도 있다. 과거 북극곰은 18%의 사망률로 짧은 거리를 헤엄쳤지만, 이제는 48㎞를 45%의 사망률로 헤엄쳐야 먹이를 구할 수 있다.
동물들이 알맞은 서식 조건을 찾아 북쪽으로 '이사'하고 있는 것이다. 라이브 사이언스에 따르면 10년마다 17.6㎞씩 극지방을 향해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티스 와블러(휘파람새의 일종)의 경우 지난 20년 동안 북쪽으로 150㎞나 서식지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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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