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바다 위에 거대한 얼음 조각들이 떠있다. 갈라진 얼음 조각들은 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이러한 얼음 조각들이 경각심 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의 에릭 코트(Eric Kort) 연구원은 지난달 ‘네이처 지오사이언스’ 저널을 통해 북극 해빙의 깨진 틈에서 대량의 메탄가스가 배출된다고 밝혔다. 코트 연구원에 따르면 이 메탄가스는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한다.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0년까지 항공기로 북극 바다 주변(북위 82도 지역)의 대기 중 메탄가스 농도를 5차례 측정했다. NASA의 첨단기상관측항공기(HIAPER)로 북극과 남극을 관측해 온실가스 지도를 그리는 HIPPO(HIAPER Pole-to-Pole Observations)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관측 결과 북극해 수면 근처에서 상당한 양의 메탄가스가 방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탄가스 농도는 얼음이 부서지거나 금이 간 곳에서 특히 높았다. 시베리아 동부 연안에 있는 영구동토층(극지 부근이나 고산지대에 있는 토양층으로 10cm~1000m 깊이까지 1년 내내 영하의 기온을 유지함)이 녹으면서 나오는 메탄가스 양과 비슷한 수준이다.
코트 연구원은 “항공기가 딱딱한 얼음을 지날 때는 메탄가스가 거의 측정되지 않았지만 바다 위 얼음이 녹아서 생긴 틈을 지날 때 메탄가스 농도가 증가했다”며 “북극 바다가 메탄가스의 중요한 공급원 중 하나이며, 이런 현상은 얼음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는 걸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기존 연구에서는 지구온난화를 가속하는 요인으로 시베리아 등에 있는 영구동토층에서 나오는 메탄가스 등의 온실가스가 지목됐었다. 이 층이 녹으면 수백만 년간 땅 속에 갇혀있던 메탄가스가 밖으로 방출돼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하고, 또 다시 영구동토층을 녹여 메탄가스 방출량을 늘리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번 연구는 육지뿐 아니라 북극 바다에서도 메탄가스가 방출된다는 걸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런던대학 지질학자 에우안 니스벳(Euan Nisbet) 교수는 “북극해의 메탄가스 방출의 효과는 또 다른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며 “북극이 더 빠르게 따뜻해지면서 얼음이 녹아 메탄가스도 많아진다. 결국 지구온난화는 더 가속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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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