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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기 동안 지구 온도는 상당히 상승했다. 내 고향인 스위스에서도 겨울 추위는 어린 시절보다 확실히 덜해졌다. 알프스도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아름다운 빙하가 많이 줄어들어 뚜렷한 경관의 차이를 보여 준다. 지구 온난화는 기름, 가스와 석탄 등 화석원료의 연소로 인해 발생하는 대기 성분의 온실 효과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런 증거들이 많이 제시되어 온 것은 사실이지만 주위에서 내게 이렇게 묻는 사람들도 있다. "태양은 어떤가요? 온난화에 관련이 있지 않나요?"

 

태양은 지구 에너지의 공급원이므로 우리 기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질문들은 우리에게 이렇게 받아들일 수 있다. 태양은 변하는지? 지구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지? 온난화에 원인이 될 수 있는지?

 

물론 이들에 대한 대답은 온난화에 우리가 취해야 할 정책과 직접적인 관련을 가지므로 매우 중요하게 된다. 태양은 지구에 에너지를 제공하는 주요 공급원이기 때문에 오랜 세월 동안 변하지 않고 안정된 태양 상태가 유지되는가 여부는 우리 생활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오랫동안 이 가설은 사실로 받아들여져 왔고, 그래서 태양이 실제 방출하고 있는 에너지를 `태양 상수`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지구 대기의 방해가 없이 우주에서 직접 실험으로 확인한 사실은 태양의 밝기는 변한다는 것이다. 즉 지구에 도착하는 태양 에너지의 양이 항상 일정하지는 않고, 변화를 보이며 따라서 지구 온도도 일정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는 1만2000년 전부터는 지구 온도가 상당히 상승해 왔지만 기후 변화는 비교적 안정적이고 점진적인 상태를 유지해 왔다. 이러한 일정하고 온화한 기후 상태는 인류 발전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음에 틀림없다. 바로 이 시기에 농업이 시작되었으며 인류는 유목생활을 끝내고 일정한 장소에 함께 모여 살며 정착하게 되었다. 이런 일상 환경의 변화가 분명히 인류 문명의 개화에 중요한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기후는 이 기간에도 완전히 안정적이진 않았으며 상대적으로 춥거나 따뜻한 기간들이 있었다. 태양이 더 어두운 시절엔 추워지고 더 밝은 시절엔 더워졌다.

 

예를 들어 이런 변화 과정 중에서 마지막 추운 시기는 `소 빙하기`라고 부르는 시절이 있었다. 17세기 유럽의 여러 기록에 남아 있듯이 심한 추위의 시련과 고통을 안겨 주었던 기간이다. 이 시절은 `마운더 최소기`라고 부르는데 태양 활동이 적어져서 현재와 같은 흑점활동이 없었던 약 60년간의 시기를 지칭한다.

 

이와 같이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증거들을 바탕으로 태양이 과거에 지구의 기후에 영향을 미쳤는가라는 질문에는 `그렇다`라고 분명히 대답할 수 있다.

 

그렇다면 태양은 지난 100년간의 지구 온난화에도 역시 책임이 있는가? 현재 우리가 가진 대답은 태양이 기온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있지만, 적어도 현재의 온도 상승만큼은 분명히 온실효과 등과 같은 인간생활과 관련되었다는 것이다. 1970년 이후 온도 상승은 지난 1세기 동안 진행된 전체 온난화의 절반에 해당되는데, 이 기간에 태양 밝기는 오히려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그간 태양이 지구 온난화에 미친 영향을 고려해 보면 정확히 반대되는 결과인 셈이다.

 

앞으로 수십 년 동안 태양이 어떻게 변할까? 온난화가 더 빠르게 진행하도록 할 것인가, 아니면 감속시킬 것인가? 불행히도 이에 대한 정확한 대답은 현재로서는 할 수 없을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지구 온난화는 태양에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바로 자연이 아닌 인류에게 책임이 있으며 그 진행을 더디게 하는 최선의 노력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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