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이 즐겨 먹는 식품인 미역, 톳이 올해는 ‘귀한 몸’이다. 지구온난화 때문에 수확량이 예년에 비해 저조해서다. 바닷물 온도가 오르면서 어린 미역이 다 녹아내렸기 때문이다.
부산 기장 지역의 식용 미역 생산량은 지난해 1월에 비해 61.5%나 줄었다. 올해 1월 부산의 미역생산량은 2659t으로 지난해 1월 6900t보다 4300t 가량이 줄었다.
기장 앞바다의 경우 양식장 밧줄에 이식하는 11월 평균 수온이 15∼16℃ 정도다. 그러나 지난해 11월에는 17~18℃로 예년보다 1~2℃ 높았다. 최고 4℃까지 차이났다. 어린 미역 종묘는 수온 변화에 매우 민감한데 이 정도 온도 차이면 폐사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전국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는 전남 지역 미역도 마찬가지. 해양수산과학원은 올해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10~20%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36만여t에 달했던 전남지역 미역 생산량이 올해는 30만t 안팎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덩달아 미역 가격도 예년보다 30~50%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상승은 재고량 부족, 전복먹이 수요 증가, 일본 원전 사고 이후 수출량 증가 등에 따른 것이다.
전남 지역에서는 미역 시설 시기인 지난해 10~11월 해수온이 평년보다 2~3℃ 정도 높았다. 수확량이 줄어든 이유도 높은 수온으로 엽체(잎)가 녹아내리는 싹녹음 현상이 발생해서다.
지난해 11월 울산시 울주군 서생 앞바다에 양식 중인 미역 종묘가 집단 폐사한 것도 높은 수온이 원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초순 서생 앞바다의 평균 수온은 18.9℃로, 2008∼2010년 15.8∼18℃에 비해 0.9∼3.1℃나 높았다. 또 중순 평균 수온도 18.0℃로 2008∼2010년 16.0∼16.6℃에 비해 1.4∼2.0℃ 따뜻했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고수온의 영향으로 미역에 비해 성장이 빠른 해조류와 규조류가 밧줄에 다량 부착됐고, 이 때문에 미역은 활력이 떨어져 폐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국립수산과학원 해조류바이오연구센터는 최근 수온에 강한 미역과 넓미역의 교잡종 개발에 성공했다. 미역 작황 부진으로 울상 짓던 양식업 종사자들에게는 그나마 희소식이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이 교잡종은 수온이 높아도 잘 자라는 넓미역과 맛이 좋은 미역의 장점을 함께 가지고 있다. 생산량이 1.5배 많고, 고수온에도 내성이 강해 환경 적응력이 높다.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올해부터 현장 적응 시험을 거친 후 산업화 품종으로 입증되면 2014년부터 어민들에게 종묘를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톳은 9~10월에 서늘한 수온에서 잘 자란다. 그러나 바닷물 온도가 오르면서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썩어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의 경우 톳 생산량이 2006년 1999t에 달하던 것이 2007년 1257t, 2008년 1079t으로 급감했다. 또 서귀포시도 2007년 100t에서 2008년 92t으로 생산량이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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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