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가 아열대화 되면서 열대성 신종질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남단에 위치해 아열대화 진행 속도가 더 빠른 제주도의 경우 외래 풍토성 질환 보유 매개체 및 병원체 유입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제주특별자치도 보건환경연구원(원장 김영주)은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서식 모기 종에 대한 병원체 감염연구를 추진했다.
조사 결과 작은빨간집모기 등 5속 7종 2202개체가 채집됐다. 병원체 매개 모기로 알려진 종류는 4종으로 확인됐다. 매개 모기에 의한 환자 발생 보고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뎅기열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흰줄숲모기와 유충도 발견됐다. 해수온도가 오르면서 바뀐 해류 흐름을 따라 동남아 지역에서 흘러온 것으로 추정된다. 아열대 지역의 대표적인 풍토병인 뎅기열이 제주에서 발병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기후변화대응팀 관계자는 “뎅기열은 아직까지 국내 기후 특성상 토착화 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앞으로 계속 온도가 상승하면 우리나라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제주도 보건환경연구원 김영주 원장은 “앞으로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병원체 매개 모기 개체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매개모기 발생 밀도 및 바이러스 감염여부 조사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와 제주도 보건환경연구원 등에 따르면 기온이 1℃ 상승할 경우 전염병 5종의 평균발생 증가률이 4.27%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쯔쯔가무시병의 발생증가율은 5.98%, 렙토스피라 4.07%, 말라리아 3.40%, 장염비브리오 3.29%, 세균성이질 1.81% 등이다.
진드기 유충에 물려 발병하는 발열성 질환인 쯔쯔가무시병 확산이 우선 우려된다. 기온이 오르면서 진드기와 세균의 생존율이 높아지고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풀밭이 많은 야외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에게 발병하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레저 및 야외 활동 중에 감염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기상청은 2050년 한반도의 평균기온이 3.7℃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상승폭이라면 여름이 약 5개월 동안 지속되고 내륙을 제외한 전국이 아열대화 된다는 얘기다.
국립기상연구소의 ‘한반도 기후변화’에 따르면 제주도는 1967년부터 2003년까지 36년 동안 연평균 기온이 1.2℃ 상승했다.
한반도의 온난화 속도는 지구 평균의 2배 정도에 이른다. 기상청 기후변화정보센터에 따르면 1906∼2005년까지 100년 동안 한반도 평균 온도는 1.5℃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세계 평균 기온 상승폭인 0.74℃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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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