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만년설은 누가 다 먹었을까?”
적도의 더운 지역, 아프리카에 위치해 더 눈길을 끄는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이 눈에 띄게 줄었다. 킬리만자로 뿐만이 아니다. 눈 덮힌 절경으로 유명한 세계적 산맥들이 흰 옷을 벗고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지구가 점점 뜨거워지는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산업혁명 이후 지구의 기온은 6.4℃ 올랐다. 세계적 명산들도 위기를 맞았다. 이와 관련, 미국의 유명 기후변화 블로그 씽크프로그레스(http://thinkprogress.org)가 ‘기후변화 위기에 처한 세계의 5대 명산’을 선정, 소개했다. 씽크프로그레스에 따르면 위기에 처한 세계 5대 명산은 빙하 유실과 생태계 변화, 물 부족, 침식 등의 수난을 받고 있다.
기후변화로 위기에 처한 세계 5대 명산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세계의 지붕’이라는 별명의 히말라야 에베레스트(Everest)다. 현지 세르파(히말라야 산맥에 사는 티베트 사람. 히말라야 등산대의 짐 운반과 길 안내로 유명하다)들은 씽크프로그레스를 통해 20여년 전인 1989년에만 해도 산 정상이 눈과 얼음으로 덮혀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 바위만 남아 낙석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일부 지역에서는 더 이상 등반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이를 뒷받침 하듯 국제통합산지개발센터(ICIMOD)에 따르면 지난 30년 동안 히말라야에서 20%가 넘는 빙하가 녹아내렸다. 단순히 낙석 위험이 커진 것 뿐만 아니라 히말라야가 공급하는 수자원에 의지하는 주민 13억명의 생존에 위협받고 있다.
유럽에서 가장 높은 산 가운데 하나인 알프스 마터호른(Materhorn)도 최근 산사태 위험이 커졌다. 취리히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기온 상승으로 마터호른의 해빙수가 산 암석 틈으로 침투하고 있다. 동결과 해빙을 반복하면서 암석 틈 균열이 더 벌어져 산사태의 위험이 커진 것이다.
미국에서 손꼽히는 관광지인 알래스카 산맥의 매킨리(Mount Mckinley)도 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지역의 하나다. 미국 국립공원관리청은 빙하가 녹으면서 돌발 홍수의 발생빈도가 높아졌다고 경고했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탄자니아 킬리만자로(Kilimanjaro)도 1912년 이래 85% 가량의 얼음이 사라졌다. 지난 10년 동안에만 2002년 대비 26%가 또 녹아내렸다. 전문가들은 향후 20년 안에 킬리만자로 정상에 쌓인 눈이 모두 녹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활화산인 안데스 코토팍시(Cotopaxi)도 ‘빙하 화산’의 모습을 잃고 있다. 이미 지난 35년 동안 40%의 얼음을 잃었다. 뉴욕주립대학 연구팀이 지난 70년 동안 안데스 지역의 기온 변화를 조사한 결과 지표면 기온이 과거 10년마다 약 0.1℃씩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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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