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를 이대로 방치할 경우 이번 세기말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은 지금보다 4도 오른 15.71도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연간강수량은 지금보다 21% 늘어난 1465㎜로 전망됐다.
이같은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적 피해액은 향후 90년간 약 2800조원으로 추산됐다. 또한 쌀 생산량은 15% 줄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은 ‘우리나라 기후변화의 경제학적 분석’이라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결과를 제시했다.
환경부는 “이 분석은 2009년부터 시작한 한국판 스턴 보고서(Stern Review)로 20여 명의 학자 등 전문가를 동원해 2년이 넘는 연구 끝에 한반도 기후변화에 따른 경제적 피해를 종합 분석한 것”이라고 밝혔다.
‘스턴 보고서’란 2006년 영국에서 발표된 논문으로 지구온난화에 따른 전 세계의 경제적 손실을 처음으로 분석해 국제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보고서가 주장하는 22세기 한반도의 모습은 끔찍하다. 해안 곳곳에서 해수면이 1m 이상 높아지고 침식과 범람이 일어나 3222km²가 물에 잠긴다. 국내 111개 해안 모래사장의 80%가 사라진다. 이에 따라 15만명이 침수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됐다.
산림 분포도 바뀌어 고산·냉온대 산림은 25% 줄고, 온난·아열대 산림은 65% 늘어난다. 강수량 변화로 4대강의 수자원 피해도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 관계자는 “컴퓨터 모델로 분석한 결과 이번 세기말까지 90년간 한반도의 누적 피해액은 2800조원으로 추정되지만, 많게는 2경7791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2100년까지 300조원을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대책에 투자하면 누적 피해 비용을 800조원 이상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전세계가 온실가스 배출을 적극적으로 줄여 추가 상승온도를 2도로 묶어둘 경우 한반도 피해액은 580조원으로 추정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지방자치단체별 세부계획 등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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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