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가뭄, 폭우, 홍수 및 지진 등과 같은 기상이변 등이 급증하면서 이른바 기후난민이 증가하고 있다.
‘기후난민’이란 기후변화의 원인으로 생존을 위협받아 불가피하게 삶의 터전을 떠나 있는 사람들을 말한다. 지구온난화 등의 자연재해나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피폭 등의 환경파괴가 주요 요인이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 지구연구소 전문가들은 과학 전문 잡지 ‘사이언스’에 올린 보고서를 통해 연간 천만 명에 달하는 기후 난민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자연재해 피해자들의 이주대책을 기후 난민 대책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후난민 문제가 가장 심각한 지역으로 알려진 곳은 남태평양 적도 부근의 섬이다. 이곳은 국토 전체가 해수면 상승으로 이미 국가 존립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특히 투발루의 9개 섬들 중 이미 2개의 섬은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다.
나머지 섬들도 식물조차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 때문에 투발루 정부는 만여 명에 이르는 국민 전부를 인접국가로 이주시키는 사업을 추진중이다. 하지만 이웃국인 호주는 투발루의 단체 이민을 거부했다. 뉴질랜드도 1년에 75명의 이민만을 허용하고 있다.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서유럽 국가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들 국가들은 이미 1990년대 중반부터 약 10년간 평균 30만명 정도의 난민을 수용해 그 이상 난민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2004년부터 자국 내 난민 유입을 억제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방글라데시 역시 1990년대부터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홍수’ 급증으로 삶의 터전이 물 밑으로 가라앉고 있다. 또한 홍수로 농경지와 식수 오염이 심화되자 경작지를 새우양식장으로 바꾸면서 설자리를 잃은 농민들을 포함해 더욱 많은 기후난민들이 발생하고 있다.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는 방글라데시에서 해수면 상승으로 오는 2050년까지 국토의 17%가 침수되고, 약 2000만명의 기후난민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후난민의 수는 이미 1998년에 전쟁난민의 수를 넘어섰다. 40년 후인 2050년에는 우리나라 인구의 4배를 상회하는 약 2억명이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처럼 기후 난민 발생에 대한 경고와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온 상황에서 세계이주그룹(GMG)는 각 나라 정부가 보다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GMG는 해수면 상승으로 작은 섬나라들의 땅 면적이 줄어들고 가뭄과 사막화로 인해 주민들이 터전을 잃고 있다며 기후변화가 대규모 난민을 유발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GMG는 “기후변화로 많은 이들이 이주를 강요당하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는 증거가 쌓여가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환경악화와 기후변화로 인한 이주민 발생에 대비할 필요성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인구와 산업 활동 등 인간에 의해 발생한 기후변화의 여파가 결국 인간에게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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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