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가 지나면 입 비뚤어진다던데 겨울에 웬 모기가…”
때아닌 모기 출몰의 원인이 지구온난화의 영향도 있어 주목된다.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겨울철 기온이 상대적으로 오르면서 서식조건이 좋아진 탓이다.
아파트나 공동주택 등이 증가한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습한 지하실이나 하수도에 숨어있다가 실내 난방을 실시해 실외보다 따뜻한 가정, 사무실에 출몰한다. 인간이 쾌적한 환경을 조성한 것이 모기 삶 연장에 도움을 준 셈이다.
모기의 생태는 온도와 습도 등 기상 조건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모기는 보통 6~8월에 활발하게 활동 후 10월 중순 이후로 사라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모기 번식에 최적온도는 14~15도다. 기온이 낮으면 모기알이 유충으로 부화하지 못하거나 부화한 유충도 성충으로 자라지 못한다.
실제로 2010년 모기알이 부화하는 시기인 4월 평균기온은 9.9도로 최적온도에 미치지 못했다. 평년보다 2.1도 낮아 1973년 이래 가장 추운 봄을 기록했다. 잦은 비로 이상저온 현상이 지속되서다. 같은 해 7월 첫째주 모기 발생밀도는 2005년~2009년 평균치에 비해 37.2%나 줄었다. 둘째주에는 75% 급감했다.
겨울철 모기 출몰이 잦아지면서 각 지자체도 주요 서식처인 정화조와 하수구, 지하실 주변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섰다. 겨울철 모기는 건물 내 제한된 공간에 유충 단계로 서식한다. 유충 한 마리가 750여개의 알을 낳기 때문에 사전 방제 작업은 성충모기 750마리를 잡는 효과와 같다. 실태조사와 함께 집중 유충 퇴치에 나선 이유다.
서울시도 각 구별로 모기유충 방제작업을 실시한다. 노원구와 영등포구는 이달 말까지, 관악구는 3월 말까지 진행한다. 방제작업 외에도 각 가정에 유충구제약품을 배부할 예정이다.
대전 중구는 정화조나 하수구, 지하실 주변 등 모기 서식처에 대한 방제 사업을 5월 말까지 실시한다.
부산시도 내달까지 집중 모기 방제 작업에 나선다. 시 관계자는 “암컷 모기 유충 한 마리를 구제하는 것이 성충 모기를 구제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다”라며 올 여름 모기 개체수가 줄어들 것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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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