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해양 생태계 환경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어 어민의 경제적 손실, 생물다양성 감소 등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유해성 해양생물이 출현하고 바다사막화가 진행된 것 등이 원인이다.
문제는 현재처럼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면 지구 온도는 급상승하고 해양 생태계에 곧장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해양 생태계 파괴에 대한 강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지구온난화, 해수면 상승 초래…해양 상태계 변화시켜
기후변화행동연구소에 따르면 2100년까지 해수면 상승폭이 최대 1.8m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수치는 인위적인 지구온난화와 태양주기, 화산폭발 등 지구냉각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모두 고려했을 때의 결과다. 이는 2007년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의 21세기 말 최고 59cm까지 상승한다는 보고서 내용을 훨씬 뛰어넘는다.
온실가스의 대량 방출로 초래되는 지구온난화는 물의 밀도를 변화시킨다. 대기 온도가 상승하면서 남극과 북극, 그린란드의 얼음을 녹여 해수면 상승을 초래한다. 이는 곧 바닷물 순환에 영향을 끼쳐 폭염과 폭풍, 홍수, 가뭄 등의 기상이변을 야기한다. 유해한 해양생물종의 발생 빈도도 높아지는 등 해양 생태계가 변화한다.
실제로 한국해양연구원에 따르면 한국 연근해에서 최근 39년 동안 평균 해수 표층 수온이 약 0.93도 상승했다. 남해는 1.04도가 올랐다. 또 해수로 유입된 이산화탄소에 의해 염분농도가 변하고 산성화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로 종전보다 유해적조가 자주 발생하고 가시파래, 불가사리, 해파리 등의 발생 빈도가 증가했다. 또 수온상승은 산호초가 녹으면서 석회성분이 암반을 흰색으로 덮는 ‘백화현상’, 즉 바다사막화를 초래하는 원인 중 하나다.
소라 생산량 감소…어민피해 늘어 “수온 상승 탓”
국립수산과학원 미래양식연구센터에 따르면 제주도내 마을어장에서 바다사막화 현상이 발생한 면적은 전체의 31.5%에 달하는 4천541ha다. 아열대수산연구센터에 따르면 제주 연안해역의 바다사막화 현상은 어민들의 주 소득원인 소라의 성장속도가 느려지는 주요 원인이다. 바다사막화로 먹이생물이 줄어들어서다.
아열대수산연구센터에 따르면 예년에는 제주산 소라가 태어나서 어획 가능한 크기인 7cm로 자라는데 32개월이 소요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40개월까지 늦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때문에 소라 생산량과 판매금액이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1995년부터 2009년까지 14년 사이에 생산량은 2천768톤에서 1천719톤으로 37%, 판매금액은 131억9천300만원에서 68억600만원으로 48%나 줄었다.
소라는 제주도 내 패류 생산량과 판매금액의 98%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소득 작목이다. 때문에 성장이 느려지면서 발생하는 생산량 감소 현상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수온 상승, 어장 지도 바꿔…“명태·쥐치 어디갔니”
동해에서는 수온 상승으로 한류성 어종의 감소 추세가 뚜렷하다. 1980년대 동해에서 가장 잘 잡히는 물고기 중 하나였던 명태는 관련 통계를 집계한 결과 2010년 연간 어획량은 1톤에 불과했다. 국립수산과학원 자료에 따르면 이는 30년 전보다 무려 257.6%나 감소한 수치다.
남해에서 어획량이 가장 많았던 쥐치도 2010년 연간 어획량이 3천500톤에 불과했다. 30년 전보다 731.7% 감소했다.
반면 아열대성 어류인 고등어와 멸치, 오징어의 어획량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1970년대 22.3%에 불과했던 세 어종의 어획비율은 2000년대 52.1%로 절반이 넘었다.
이들 어종을 포함해 꽁치와 농어, 방어, 삼치, 전갱이, 정어리 등 난류성 표층 어류 10개 종의 어획량 비중은 60%에 육박한다. 1970년대에는 28%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1980년대 32.5%, 1990년대 47.1%, 2000년대 59.2%로 증가했다.
“해조류 이용한 온실가스 저감 기술 개발 필요”
IPCC는 현재와 같은 추세로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면 자연농도 수준의 두 배인 550ppm까지 증가한다고 예측했다.
문제는 평균기온 상승에 따른 지구 생태계의 변화다. IPCC는 평균기온이 1.5도~2.5도 상승하면 20~30%의 생물종이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양환경안전학회지에 게재된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양환경 변화와 대책’의 김도희 저자는 우선적으로 화석연료 사용량 감소와 재생 가능한 청정 에너지 사용률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양의 이산화탄소 저장·흡수 능력이 무궁무진하다”며 “해조류를 이용한 온실가스 저감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조류를 이용하면 해저저류, 해저 지중 매설, 연안지역 바다 숲 조성 등의 기술을 통해 효과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다고 의미다. 이외에도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정책 수립·해양 기반 구축 등 관련 시스템 구축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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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