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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 분야의 효과적인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서는 산림청과 각 시·군 지자체의 전략·계획이 상호 유기적으로 연계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16일 국회본청 귀빈식당에서 열린 ‘산림분야 기후변화 적응 및 탄소흡수원 증진 방안’ 토론회에서 이우균 고려대(환경생태학부) 교수는 “산림청에서는 국가 차원에서 기후변화 대책을 수립하지만 실제 정책이 이행되는 곳은 시·군 단위 지자체”라며 “산림청의 전략이 시·군 단위의 이행계획과 연계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는 국회기후변화포럼·산림청·임학회 공동 주최로 개최됐다. 최근 시행에 들어간 ‘탄소흡수원 유지 및 증진에 관한 법률’(이하 탄소흡수원법)의 활성화를 포함한 산림분야 기후변화 적응 정책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우균 교수는 ‘산림분야 기후변화 적응대책의 현황과 발전방안’이란 주제 발표에서 “기후변화에 따라 산사태·산불 등 산림재해의 피해 증가가 예측된다”며 “이에 대한 취약성을 평가하고 대응 방안을 마련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발표에 따르면, 소방방재청 집계 결과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자연재해의 약 90% 이상이 기상과 관련돼 있다. 이 중 호우·태풍·폭풍에 의한 것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이 교수는 “향후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의 기온은 3~4℃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이에 따라 강수량의 변동 폭이 매우 커지고 호우와 가뭄의 극한 현상이 잦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현명한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서는 철저한 영향평가를 통해 중점취약지역·분야를 선정하고, 이에 근거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기초지자체가 자체적으로 기후 영향에 대한 연구를 하는 것이 어려운 만큼 국가적 차원에서 이에 대한 규모 있는 연구를 진행해 과학적인 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김용하 산림청 산림자원국장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산림탄소흡수원 증진 방안’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산림은 유일하게 탄소흡수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만큼 기후변화 체제에서 산림은 중요하며 세계 각국은 온실가스 감축 수단으로써 산림을 확보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2월부터 ‘탄소흡수원 유지 및 증진에 관한 법률’(탄소흡수원법)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나무를 심거나 나무제품을 이용하는 활동이 ‘탄소흡수활동’으로 인정받고 그 과정에서 흡수한 탄소량을 계량화해 거래 또는 기부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기업이 산림을 가꾸고 산림바이오매스에너지를 이용하는 경우 사회공헌활동으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김 국장은 “일본은 국가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정하고, 그 중 60% 이상을 산림 분야에서 담당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산림 분야에서 흡수·감축하는 탄소량을 국가 감축량에 산입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번 탄소흡수원법 시행으로 2020년쯤에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에 산림이 기여하는 부분이 상당히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행된 지정토론에서 이경학 국립산림과학원 기후변화연구센터장은 “산림탄소상쇄제도가 향후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①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에 직간접적으로 기여 ②기본적인 산림청 정책 방향과 연계 ③탄소흡수원 공급자인 산주(山主)와 산림경영자 등에 대한 의미 있는 보상체계 마련 ④수요자인 기업·단체·국민 등에 대한 맞춤형 참여 동기 부여 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선덕 산림조합중앙회 임업경제경영연구소장은 “탄소흡수원 유지·증진 활동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토지 소유자인 산주 등의 다양한 입장을 반영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회공헌이 목적인 만큼 강제적으로 하기보다 산주가 자율적으로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인규 SK임업 대표이사는 “기업은 사업을 추진할 때 경제적인 가치와 사회적인 가치의 잣대를 두고 항상 고민한다”면서 “만약 산림 탄소상쇄 인증 사업이 거래가 불가능할 정도로 경제적 가치가 떨어진다면 기업은 그 사업에 뛰어들기 어려울 것”고 말했다.

 

이날 토론에는 이동근 국회기후변화포럼 운영위원장(서울대 교수)을 좌장으로 이경학 국립산림과학원 기후변화연구센터장, 최선덕 산림조합중앙회 임업경제경영연구소장, 박인규 SK임업 대표이사, 전재경 자연환경국민신탁 대표, 김은식 국민대 산림환경시스템학과 교수 등이 참석했다.

 

 

 

고서령 온케이웨더 기자 koseor@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