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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식량자원주의 확산 대응, 우량품종 개발 전력”
김욱한 국립식량과학원 기획조정과장
  2012-12-07 10:51 김태환   
 
올해 쌀 생산량이 재배면적 감소와 태풍 피해로 32년 만에 가장 저조할 것으로 전망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쌀 예상 생산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쌀 예상 생산량은 407만 4000t으로 지난해보다 15t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냉해로 생산량이 이례적으로 급감했던 1980년 이후 32년 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이러한 상황은 올해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벼농사가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예전과 같은 찰기 있고 맛있는 쌀을 얻는 방법은 없을까.
 
이를 위해 김욱한(51) 국립식량과학원 기획조정과장을 만나 우리나라 식량 사정에 관한 전반적인 현황과 향후 전망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국립식량과학원을 간단히 소개한다면.
“국립식량과학원은 국민의 먹을거리를 책임지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는 농촌진흥청 소속 연구기관이다. 우리 주식인 쌀을 비롯해 밀, 보리, 콩, 감자, 옥수수 등 식량작물의 안정적인 생산을 위한 품종 및 재배기술 개발과 식량작물의 부가가치 향상을 위한 산업 소재화 연구 등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저탄소 녹색성장시대에 맞춰 친환경 작물생산기술 개발과 대체에너지 개발을 위해 바이오디젤, 바이오에탄올 생산용 원료작물 개발도 추진 중이다. 이 외에도 새만금 등 간척지의 농업적 활용을 위한 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다.”
 
-올해가 국립식량과학원 설립 50주년이 되는 해라고 들었다.
“1962년 농진청 작물시험장으로 설립된 후 지금의 국립식량과학원까지 50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과거 1960, 1970년대 시절에는 ‘통일벼’라는 쌀 품종 개발을 통해 보릿고개를 해결하고 쌀의 자급자족을 달성함으로써 경제발전의 초석을 마련했다. 이러한 성과는 2009년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우리나라 반세기 10대 성과 중의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는 국제적인 교역 자유화의 물결 속에서 우리 농산물의 품질 향상 등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9월에는 ‘지나온 50년, 새로운 50년’이라는 주제로 반세기 동안의 연구 성과를 재조명하고 미래 50년의 비전을 제시하는 심포지엄과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일제 때 일본에 유출됐던 토종 종자가 첫 결실을 맺었다는데.
“지난 2008년 5월 일본이 보유하고 있는 한반도 원산의 유전자원 중 국내에서 이미 소실된 콩, 팥, 조, 참깨 등 32작물 1546점을 반환받았다. 과학원은 반환받은 조 유전자원들 중 재배적 형질이 뛰어난 자원을 지속적으로 선발해 지난해 ‘삼다찰’이라는 조 신품종을 개발했다. 삼다찰은 제주가 원산지인 유전자원을 바탕으로 개발된 품종으로 제주지역에 올해 처음으로 보급해 첫 수확의 결실을 거뒀다. 삼다찰은 토종자원을 새로운 품종으로 복원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또한 기존에 재배되던 조 보다도 쓰러짐 등 재해에 강하며 수량성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적응성 역시 강원도 영월지역에 이르기까지 높은 것으로 밝혀져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종자를 보급할 예정이다.”
 
-식량작물의 품종개발에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가.
“대부분의 식량작물은 1개의 품종을 개발하는데 10년 이상의 긴 시간이 필요하다. 우선 우수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부모들을 선발해 교배를 하면 자식세대의 종자를 받는데 1년이 걸린다. 이렇게 받은 자식 종자를 이듬해부터 약 7∼8년에 걸쳐 계속 재배해 부모의 우수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지 분석한다. 이를 통하여 우수한 후대를 선발하고 나서 또 2∼3년간 지역별로 적응이 가능한 지 현지 검정을 한 후에야 신품종선정위원회를 거쳐 품종이 개발된다. 식량작물은 1년에 1세대를 거치기 때문에 품종개발 등 연구 성과를 도출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예산이 투자된다.”
 
-수입 식품들은 모두 안전한 먹거리들인지 궁금하다.
“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수입된 농산물은 수출국이 안전성 기준을 지켜야 하고 국내 검역절차를 거쳐 유통되므로 일단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비정상적인 경로로 도입된 농산물이나 국내 유통과정 중 원산지표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농산물의 경우 안전성을 확신할 수 없다. 그러므로 불법유통에 대한 단속을 보다 강화하고 안전한 수입농산물 유통을 위해 안전성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기상이변에 대비해 과학원은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최근 빈번해지는 기상이변은 세계 각국의 농업 생산성을 매우 불안하게 하고 있다. 과학원은 이에 대처하기 위해 가뭄, 고온, 일조부족, 폭우, 바람 등 이상기상이 작물의 생육과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과 피해발생 기작(식물이 생리적인 작용을 일으키는 기본적인 원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이상기상에 적응할 수 있는 재해에 강한 품종 육성과 피해경감을 위한 재배기술 개발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러 가지 환경요인으로 세계 곳곳에서 먹거리들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산업화를 거치며 농업의 비중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비중이 커지는 것은 현대 국가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과 곡물자급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은 크게 우려되는 일이다. OECD 국가들 중 미국 등 선진국은 사회전반에서 차지하는 농업비중이 높지 않지만 자급률은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식량작물 생산은 국가 기간산업의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작물생산이 취약해지면 국제곡물시장의 영향을 더 크게 받게 된다. 최근 기상재해로 밀, 콩 등 식량 생산량이 급감하고 국제 곡물가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 중국, 인도 등 주요 식량수출국들이 자국의 식량안보를 이유로 곡물 수출을 금지하는 등 식량을 자원화하는 식량자원주의가 확산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식량 자급률 향상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정책적 대응 마련이 시급하다.”
 

-최근 빈번해진 이상기후가 한반도의 ‘농산물 지도’까지 바꿔놨는데.
“지난해 분석한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르면 2040년까지 쌀의 잠재 수량성은 일부 강원도 산간지방을 제외하고는 6.4% 정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21세기 중반 이후에는 모든 지역에서 감소해 21세기 말에는 약 15%의 수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콩의 경우도 온난화가 진행될수록 생산량이 감소해 21세기 말이 되면 품종에 따라 11~17%의 수량감소가 예상된다. 작물의 재배 가능지역도 기후변화에 따라 변동이 예상된다. 제주의 특산물로 알려진 한라봉과 참다래가 전북 김제와 경남까지 재배가능하게 됐다. 이러한 현상은 과수 뿐만 아니라 식량작물에서도 나타날 것으로 보여 이에 대응한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
 
-기후변화가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할 수 있는지.
“기후변화로 작물의 생산성이 불안정해지고 돌발 병해충이 발생하는 등 부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긍정적인 시각도 분명 존재한다. 우선 온도의 상승으로 주로 남쪽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는 보리와 마늘과 같은 겨울작물 재배 가능지역이 북쪽으로 확대되는 등 재배 가능면적의 확대를 예상할 수 있다. 또한 농작물을 이어서 재배하는 작부체계(작물의 종류별 재배순서)를 다양화 시킬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년에 한번 재배되는 옥수수가 1년에 두 번 생산이 가능하다거나 벼를 재배하고 나서 밀을 재배하는 면적이 중부지역까지 확대될 수도 있다. 기상이변은 안정적인 식량생산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으므로 다양한 기상조건이 농작물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분석해 대응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개발 중인 신품종이나 개량종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과학원에서는 안정적인 식량 수급을 위해 우량품종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쌀은 최고품질을 가진 품종을 지속적으로 개발 중에 있으며 쌀가루나 면류 제조를 위한 가공용 쌀, 알코올 섭취량을 줄여 주는 쌀, 철과 아연과 같은 무기영양 성분 함량이 많은 쌀 등 다양한 품종을 개발 중에 있다. 또한 국수나 빵, 과자와 같은 가공용 원료로 적합한 밀, 재해에 강하고 수량이 많이 나는 콩, 기계 수확에 용이한 잡곡 등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품종들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계획과 포부를 소개해 달라.
“FTA 등 국내외 농업 환경 변화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재해에 대응해 안정적인 식량을 공급하기 위한 연구개발이 과학원의 최우선적 과제다. 이를 위해 작물별 다양한 용도의 품종과 현장 중심의 맞춤형 생산기술을 개발하는 등 식량의 안정적 생산을 위한 연구를 계속진행해 나갈 것이다. 또한 과학원은 친환경 농업기술개발, 바이오에너지개발, 고부가 신소재 개발을 통해 앞으로 식량산업이 녹색성장의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아울러 생명공학기술, 나노기술 등 첨단기술과의 융복합화를 통해 식량산업이 미래 성장동력으로서 새롭게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 김욱한 국립식량과학원 기획조정과장
▶2011년 7월 ~ 현재 국립식량과학원 기획조정과장
▶2009년 ~ 2011년 국립식량과학원 전작과장
▶2008년 ~ 2009년 농촌진흥청 연구조정과장, 평가관리과장
▶1994년 ~ 1999년 고려대학교 농학박사
▶1980년 ~ 1986년 고려대학교 농학과 학사 · 석사
 

김태환 온케이웨더 기자 pigletkth@onkweath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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