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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기상산업 시장 2천억 불과…내수 과당경쟁 악순환”
이승철 기상산업진흥원 기반지원본부장…“국산화율 제고·수출산업화 시급”
  2012-11-05 06:43 김태환   
 
국내 기상산업의 활성화와 기상관측장비로부터 관측 데이터를 확보해 중단 없이 공급하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 있다. 이승철(55) 한국기상산업진흥원 기반지원본부장이 그 주인공.
 
한국기상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 기반지원본부는 우리나라 기상예보의 기초자료를 생성하는 기상관측장비 구매와 유지보수, 인증평가를 통해 기상청 관측의 기반이 되는 장비를 총괄 관리하고 있다. 우리가 매일 접하는 일기예보의 기반을 마련하는 조직이라고 하면 보다 이해가 쉽겠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많은 기상장비를 외국에서 비싼 외화를 지불하고 들여와 쓰고 있다. IT 강국이자 기상기후업무 역량 세계 7위권을 자랑한다는 우리나라 기상산업의 현주소다.
 
최근 들어 진흥원은 기상장비 국산화율 제고와 수출산업화를 위해 연구개발(R&D) 예산 확충과 수출시장 확대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9월에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시장개척단을 보냈고, 얼마 전 벨기에에서 열린 세계기상장비 전시회 참가도 후원하는 등 국내 기상업체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기상산업 활성화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이 본부장을 만나 기상장비를 비롯한 기상산업 전반에 걸친 얘기들을 들어봤다.
 
-기상장비에는 어떤 품목들이 있나.
“기상관측의 가장 기본이 되는 지상기상관측장비를 AWS라고 한다. 컴퓨터를 통해 자동으로 기상 관측이 가능하게 해주는 장비로 주로 일기예보를 생산할 때 쓰인다. 이외에도 부이·파랑계·파고부이 등과 같은 해양기상관측장비, 레윈존데·연직바람관측장비·라디오미터 등의 고층기상관측장비, 광대역·단주기·시추공과 같은 지진관측장비, 공항기상레이더 등의 항공기상관측장비 등 다양한 분야의 장비들이 기상관측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설치된 기상장비들이 오래돼 정확한 관측 데이터 값을 못얻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우리나라는 1988년 올림픽을 유치하면서 기상장비를 긴급하게 설치했다. 그러다 보니 손쉽게 설치할 수 있었던 각 지자체 건물 옥상에 다소 무분별하게 설치된 감이 없지 않다. 2010년 기상청은 노후장비 교체 첨단화 사업을 준비했다. 이를 진흥원이 대행해 2010년 100대, 2011년 48대, 올해는 50대를 첨단장비로 교체하고 있다. 올해 이후에도 기상장비성능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 또한 관측환경이 미흡한 지점은 WMO(세계기상기구)에서 규정하는 설치 기준에 맞도록 ‘기상관측표준화’사업도 수행하고 있다. 표준화 사업이란 관측환경이 미흡한 지점의 주변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으로 관측의 기본이자 바탕이 되는 사업이라 말할 수 있다.”
 
-최근엔 유관기관에서 자체적으로 기상장비를 설치해 관리나 유지보수가 힘들다는데…
“현재 기상청 장비 600여대를 제외한 유관기관의 기상관측장비는 약 3000여대가 설치·운영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유관기관 기상관측장비 운영의 가장 큰 문제는 설치 당시 적정한 관측 장비를 설치했느냐다. 설치예정지역의 기상자료를 대표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검·교정을 받은 장비를 설치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또한 유관기관의 기상관측장비는 예산부족으로 인해 정기적인 유지보수와 측기검정이 미흡한 실정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진흥원은 올 초부터 지자체와 유관기관의 기상관측자료 공동 활용을 목적으로 MOU 또는 유지보수 계약을 체결해 기상관측장비를 직접 유지보수하고 있다. 앞으로 이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유관기관과의 지속적인 업무협의로 기상관측표준화법 준수 및 유지보수의 필요성을 적극 홍보할 예정이다.”
 
-전국의 노후 장비를 교체하고 보수하려면 인력이나 예산이 많이 부족할 것 같다.
“현재 23명의 인력들이 지방사무소에 근무면서 전국에 산재돼 있는 노후장비를 교체하고 보수하는 작업들을 하고 있다. 예산과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지만 AWS 응급조치 방법 기술노트 발간‧교육, 원활한 예비품 수급, 위험 기상 시 장비수리를 위한 비상근무, 체계적인 유지보수 업체 관리 등의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지난 3년간 가동률을 꾸준히 높여왔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자동기상관측장비 가동률은 99.56%를 달성했다. 이들이야말로 제일선에서 활약하는 국가기상의 첨병이라 할 수 있다.”
 
-세계 7위의 기상선진국이란 평가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상산업 수준은 아직 낮은데…
“우리나라가 세계 7위의 기상선진국이라는 평가에 걸맞는 기상산업 수준을 갖췄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국내 기상 컨설팅, 예보, 기상장비업, 감정업 등을 포함시킨 전체 기상산업 시장은 연간 약 2000억원 규모다. 기상 선진국인 미국의 경우 기상산업시장 규모가 대략 연 9조원에 달하는 것과 비교해보면 국내 기상산업 규모는 상당히 작은 상태다. 국내 기상산업 발전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저조한 장비 국산화율을 높이고 수출산업화가 이뤄져야 한다. 전체 기상업계 매출의 약 66%를 차지하고 있는 분야가 장비업계다. 하지만 국내 기상장비 업계의 국산화율은 평균 29.1%에 불과하다. 국산화가 이뤄진 자동기상관측장비(AWS·ASOS)나 농업기상관측장비(AAOS) 등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결과 좁은 내수시장에서 과당경쟁이 일어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내수 시장의 활성화와 장비 및 기술 판매 확대를 위해서라도 국산화율 제고와 수출산업화가 시급하다. 기상산업의 이같은 점을 개선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설립된 조직이 진흥원이다.”
 
-기상산업 발전을 위해 진행 중인 개발이나 연구사업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
“기상산업지원 및 활용기술 개발 사업은 지난해 신규 사업으로 20억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올해는 약 33억원이 기상산업 진흥을 위해 쓰이고 있다. 기상청 R&D 예산은 정부 R&D 예산의 0.49%에 불과하며 이중 기상산업 R&D 예산은 기상청 R&D 예산의 4.2%로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기상산업의 중요성이 커진 만큼 우선 정부의 연구개발 예산 증대가 필요하다. 진흥원은 기상산업 R&D를 통해 기상장비에 대한 국산화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국내에서 관측을 위해 운영 중인 기상장비 대부분이 해외제품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무게식 강수량계, 일조계, 습도계, 표류형 부이, 황사관측장비, 연소탄 및 지면상태 자동관측 기기등의 개발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기상장비 성능 인증을 받은 국내 제1호 기상장비가 탄생했다던데.
“최근 기상이변으로 피해를 입은 국가들은 기상방재를 위해 기상관측을 강화하고 기상장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특히 KOICA(한국국제협력단) 활동 등의 영향으로 동아시아 국가들로부터 한국의 기상장비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따라서 국산 장비에 대한 해외 수요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이들은 수입 전 한국 기업에게 국가기관 등이 성능을 인정한 장비들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해외에서의 잠재적 수요증가에 따라 성능인증제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기상청과 협조해 제도를 마련했다. 그 결과 지난 5월 9일 시행 후 첫 성능인증을 받은 기업이 탄생했다. 기상장비성능인증을 받은 제품은 ㈜정한전자시스템의 JRST-3000이라는 스마트강수량계로 원격으로 자가 점검을 할 수 있도록 특허기능을 채용한 장비다.”
 
-기상장비 성능인증에 대한 기업들의 반응은 어떤가.
“대부분의 기업들이 새로운 장비 설치와 점검 업무 등이 몰린 상반기에는 미처 신청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설명회와 홍보자료를 배포했지만 처음 시행하는 제도라 평가 받을 준비도 제대로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첫 기상장비성능인증을 받은 기업의 제품이 탄생했고 앞으로 인증대상의 제품들을 보유한 기업들로부터 많은 신청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비해 수시신청을 받아 추가로 인증을 실시할 계획이다. 다른 기업들도 기상장비성능인증을 받는다면 제품의 홍보가 가능하고 매출의 증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 얘기해 달라.
“최근 기상이변 급증으로 기상정보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높아졌지만 기상정보의 활용성과 가치에 대한 인식수준은 아직 낮은 게 현실이다. 기상재해로 인한 국민의 안전과 경제적 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기상산업에 대한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진흥원은 기상산업을 효율적으로 지원·육성함으로써 국가산업 및 경제발전에 앞장서도록 노력하겠다.”
 

■ 이승철 본부장
▶現 한국기상산업진흥원 기반지원본부장
▶(주)지오썬 대표이사
▶KBS 공채 5기
 
  김태환 기자 pigletkth@onkweath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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