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후변화와 에너지절약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죠. 에너지 절약없이 기후변화에 적응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한국기후변화학회 고윤화 회장(58)이 강조한 말이다.
그는 환경부에서 수년간 공직생활을 거쳐 국립환경과학원장을 역임하고 2009년부터 대한LPG협회 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작년부터 한국기후변화학회장직도 맡고 있다. 클린 에너지인 ‘LPG’와 우리가 적응해야 할 ‘기후변화’에 대해 적절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그의 몫이다.
“기후변화 적응은 인간이 지구온난화에 순응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면 폭염 시 야외활동을 자제한다거나 하수도를 정비하는 일이 적응에 속하죠. 한편 자전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신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은 감축에 속합니다. 옥상정원, 지붕녹화, 고효율 단열재 사용 등은 적응과 감축 두 가지를 모두 포함하는 행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행동이야 말로 가장 효율적이지 않겠습니까.”
그러면서 옥상 정원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옥상 정원을 조성해야한다는 분위기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힘든 게 사실입니다. 그 이유는 바로 눈앞에 보이는 경제성 때문입니다. 지금 인터뷰가 진행되는 이 건물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 건물은 집주인이 따로 있습니다. 만약 옥상에 정원을 조성하려면 추가비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러면 임대료는 당연히 올라가게 되겠죠. 옆 건물과 비교했을 때 어떤 사무실을 이용하게 될까요,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당연히 임대료가 저렴한 사무실을 선호하게 될 것입니다. 결국 에너지 절약을 실천해야한다 하면서도 막상 경제성을 추구하게 되는 것이 문제입니다.”
층별 실내규정온도 세부적으로 제시할 필요 있어
고 학회장은 에너지 절약을 위해 규정한 실내온도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10층짜리 건물에서 1층과 10층의 실내온도는 다릅니다. 특히 여름철의 경우 1층 온도가 20℃일 때 10층의 온도는 그보다도 4~5℃가량 더 높습니다. 옥상의 열을 직접적으로 받기 때문이죠. 하지만 전체적으로 실내온도 26℃를 일관적으로 정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1층과 10층의 실내온도는 차이를 둬야 합니다. 각 층별 실내 환경에 맞게 온도를 세부적으로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야만 제대로 된, 또 기분 좋은 에너지 절약이지 않겠습니까.”
그는 또한 땅은 좁고 인구가 많은 우리나라의 현실이 에너지 절약에 걸림돌이 된다고 주장했다. “외국은 한 가정을 꾸릴 때 집을 사서 10년이고 20년이고 그 집에서 살아갑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어떻습니까.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물죠. 유독 순환주기가 빠른 우리나라 주거 특색 때문에서라도 법적으로 규제를 둬야 한다고 봅니다. 앞으로 짓는 건축물들은 고효율 단열재나 삼중창 사용, 옥상 녹화 등을 통해 에너지 절약을 실천해야 합니다.”
적절한 규제와 함께 에너지 절약을 잘 실천한 경우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즉 ‘당근과 채찍’과 같은 정책을 통해 국민들을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우리는 기후변화에 적응하며 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그래야만 하겠죠. 의식주뿐만 아니라 사회·경제·문화·여가 활동·교통시스템·에너지시스템 등 모든 분야에서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생각으로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바꿔 가는 마인드가 가장 중요합니다”라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
정연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