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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cm의 훤칠한 키, 또렷한 이목구비, 단정하면서도 세련된 옷차림…. 외모만 보면 사진작가라기보다 모델이 아닐까 의심된다. 하지만 그가 촬영한 사진들을 보면 그가 누구보다 따뜻한 감성을 지닌 사진작가라는 걸 금세 알 수 있다. ‘이박고's stylish photograph DSLR 촬영테크닉’ 등 베스트셀러 3권을 포함해 7권의 사진 실용서를 출판한 사진작가 고유석(30). 일산 대화역 근처 찻집에서 그를 만나 ‘사진과 날씨의 관계’에 대해 들어봤다.
- 날씨가 사진에 미치는 영향, 어느 정도 인가.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진을 촬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빛’이다. 빛의 양, 빛의 색, 빛의 방향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의 사진이 찍힌다. 알다시피 빛의 조건은 날씨에 따라 좌지우지된다. 사진의 60~70%는 날씨와 빛이 결정한다고 말할 수 있다. 나머지 30~40%는 스토리텔링이다.”
- 어떤 날씨가 사진 촬영에 가장 좋은가.
“단연 화창한 날씨다. 대기 중에 빛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 빛을 이용해 사진가가 원하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 반대로 흐리거나 비 오는 날은 선택할 수 있는 컨셉의 폭이 좁아진다. 빛의 양이 적으면 원하는 느낌의 사진을 찍는 데 한계가 생긴다.”
- 사진 찍기 좋은 빛이 따로 있나.
“있다. 나 같은 경우 해가 지기 시작할 때의 빛을 가장 좋아한다. 일몰시간이 가까워지면 온 세상에 붉은색 노을빛이 감돈다. 또 해가 옆으로 기울어 ‘측면광’이 생긴다. 그 시간을 이용하면 에세이 책에 나올법한 감성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인물 사진은 얼굴의 윤곽이 더 선명해지고, 실루엣 사진도 찍을 수 있다. 이 빛도 날씨에 따라 달라진다. 흐린 날씨보다 화창한 날에 더 붉게 보인다. 대기가 쾌청하고 맑은 날은 대기 중에 빛을 가리는 차단막이 없다. 그런 날엔 저 멀리 태양에서 오는 붉은 빛을 그대로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 하절기에는 7~8시 사이, 동절기에는 3~4시 즈음이면 해가 기울어진다.”
- 멋진 사진 촬영을 위한 팁을 준다면.
“‘플레어 현상’을 이용하는 거다. 해가 기울어져 있을 때는 빛이 위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라 측면에서 떨어지는 상황이다. 이때 카메라의 렌즈를 태양과 마주보게 하고 빛 가까이 가져간다. 그러면 렌즈 속으로 스며든 빛이 뿌옇게 또는 선을 그리며 사진에 나타난다. <사진1> 이 현상을 잘 이용하면 영화 속의 한 장면 같은 사진을 쉽게 연출할 수 있다.”
“아름다운 사진이 찍힐법한 장소를 찾는 것도 한 방법이다. 맑은 날 해가질 무렵 한강 동작대교를 찾아가 보는 걸 추천한다. 동작대교에서 63빌딩 쪽을 바라보고 떨어지는 해를 바라보며 사진을 찍으면 정말 멋있는 장면이 나온다. <사진2> 노을빛이 비추는 동작대교에서는 누구나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사진1> 플레어현상
<사진2> 동작대교
- 빛을 이용할 수 없는 비오는 날에도 사진을 잘 찍는 방법이 있나.
“빛을 이용하긴 힘들지만, 비오는 날만이 가지는 풍경을 이용하면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가령 우산 끝에 빗방울이 맺혔다가 똑 떨어지는 장면을 포착하는 거다. 영화 속 장면처럼 우산 쓴 남녀가 이별하는 모습을 연출할 수도 있다. 이런 사진을 찍을 때 중요한 점은 주제에 초점을 맞추는 일이다. 대부분의 초보자들은 사진을 너무 넓게(멀리서) 찍는 경향이 있다. 아마 한 장에 많은 것을 담고 싶어서겠지만, 그럴 경우 사진의 주제가 모호해진다. 사진은 무엇보다도 ‘내가 보여주고자 하는 주제’에 초점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어린 아이를 촬영할 때 어른의 시선으로 찍으면 아이의 느낌이 나오지 않는다. 아이의 눈높이로 다가가 찍어야 한다. 그래야 보는 사람도 그것이 아이사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는 비오는 날 뿐 아니라 모든 사진을 찍을 때 중요하다”
- 자신만의 사진 철학이 있는지.
“그 순간의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여 찍는 거다. 빛이 부족해 사진이 흔들리면 흔들리는 대로 찍는다. 극복하려고 발버둥 치지 않는다. 그게 가장 있을 법한 사진이고, 개연성 있는 사진이다. 인위적으로 뭔가를 만들려하거나 과장하려 하지 말고 주어진 빛을 그대로 이용하는 것, 그게 나의 사진 철학이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그는 기자에게 사진 한 장을 보여줬다. 무엇을 찍은 것 같으냐고 묻는 그의 질문에 한참을 고민했다. 겨우 “…창문에 난 흠집?”이라고 답했지만, 완전히 빗나갔다. 눈보라가 치는 밤의 나무를 찍은 사진이란다. <사진3> “같은 나무도 맑은 날의 나무, 어두운 날의 나무, 흐린 날의 나무, 눈보라 치는 날의 나무가 다 다르게 보이지 않습니까. 그 상황의 빛을 부정하지 않고 그대로 사진에 담는 겁니다.” 노을빛을 가장 좋아하지만, 다른 빛도 거부하지 않고 모두 받아들이는 사진작가 고유석. 세상의 모든 빛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그는 진정한 ‘감성 사진작가’였다.
사진작가 고유석은… ‘디카열풍’이 불던 10년 전, 첫 디지털카메라(올림푸스 C750)를 손에 잡았다. 그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로 여러 사진전에서 상을 받았다. 그 때 자신에게 ‘나의 느낌대로 현상을 해석해 표현할 수 있는 시선’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그 후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해 DSLR 카메라를 구입했고,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동국대 사학과 3학년 재학 중에 ‘이박고's stylish photograph DSLR 촬영 테크닉’이라는 책을 냈다. 이후에도 사진 관련 실용서 6권을 더 썼다. 첫 번째 책은 2만권 넘게 팔리며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고, 일부는 중국·대만에 수출됐다. 그는 국내 최대 사진행사인 ‘서울국제사진영상기자재전’에서 3년 연속 강단에 오른 ‘명강사’이기도 하다. 현재는 결혼식 당일 신랑·신부의 동선을 따라가며 감성적 사진을 찍어주는 ‘웨딩스냅’회사 ‘Taken Project’의 대표를 맡고 있으며, 이박고 시리즈 8권을 집필중이다. 트위터 @tomatoagi 홈페이지 http://photographerko.viewbook.com/ 블로그 http://blog.naver.com/mel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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