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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인터뷰] 한상옥 국립기상연구소 재해기상연구센터장
“심도 깊은 연구로 내실·역량 키워 나갈 터”
  2012-04-09 16:02 이유경   
 
 
2011년 7월 27일 오전 8시 53분. 시간당 85.5mm의 집중호우로 서울 서초구 방배동 우면산 인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한 순간에 집을 잃은 시민들이 멍하게 하늘만 쳐다보지만 굵은 빗물은 쉽사리 그칠 기세가 아니었다. 군인들이 세찬 빗줄기 속에서 복구 작업에 여념이 없었지만 피해를 줄이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시간이 지나 같은 해 겨울. 강릉에선 하루 100cm가 넘는 폭설이 내렸다. 시내 곳곳이 눈 속에 파묻혔다. 눈길에 차가 미끄러지는 교통사고가 속출했다. 비닐하우스가 무너져 농사도 망쳤다.
 
재난영화가 아니다. 실제로 신문 1면을 차지했던 얼마 전 재해기상 현상들이다. ‘재해기상’이란 단기적 피해를 유발하는 폭설이나 집중호우, 강풍 등을 말한다. 장기적으로는 폭염 및 한파도 이에 속한다. 날이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피해가 심각해지는 재해기상으로 한반도가 몸살을 앓는다.
 
기상재해 손실액 10년새 3배로…‘재해기상연구센터’ 설립 배경 돼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기상재해로 발생하는 손실액은 1990년대 10년간 6조원에서 2000년대 10년간 19조원으로 10년 사이 3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적절한 대책을 강구하지 않을 경우 2100년까지 90년 동안 기후변화로 인해 누적된 피해비용은 약 2800조원으로 급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국가적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2010년 11월 기상재해 피해가 극심한 강릉에 ‘재해기상연구센터’가 문을 열었다.
 
“기후변화로 지구촌 곳곳에서 날씨 관련 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죠. 전문가들은 전세계적으로 빈도와 강도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앞으로 더 심각해진다는 의미죠.”
 
이제 막 설립 2년차를 맞은 한상옥(50) 재해기상연구센터장의 말이다. 그는 1991년부터 기상청 수치예보과를 거쳐 수치모델개발과, 국립기상연구소 예보연구과, 현재의 국립기상연구소 재해기상연구센터에 이르기까지를 두루 거친 기상기후 분야 전문가다.
 
그가 이끌고 있는 재해기상연구센터는 재해기상 현상을 전문적으로 연구해 감시 및 예측 능력을 제고하고 궁극적으로는 재해기상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피해를 절감하기 위해 성립된 기관이다.
 
“사실 가뭄이나 폭염, 한파도 재해기상 연구 범주에 포함됩니다. 하지만 현재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때라 장기적인 안목으로 다룰 생각입니다.”
 
센터는 아직 걸음마 단계여서 가야할 길이 멀다. 그만큼 한 센터장의 열정과 욕심도 크다.
 
“우리나라의 기상기술이 세계 7위 수준이라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기상청이 사용하고 있는 수치예보모델은 외국에서 도입한거죠. 기상의 원천기술 측면에서 보면 아직 보완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그는 향후 4~5년이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추진 예정인 3가지 전략을 착실히 진행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실과 역량을 키우기 위해 한 걸음씩 차근차근 진행해 나가겠다는 의지다.
 
재해기상 예측·방재 접목한 시스템 개발 주력
 
센터 설립 첫 해였던 2011년에는 ▶피해기반 수요맞춤형 재해기상정보 연구개발 ▶예측 및 방재 의사결정지원 도구 개발 ▶선제적 인프라 확충 및 다학제적 파트너십 구축 등 3가지 연구를 진행했다.
 
올해는 ▶모바일 재해기상관측망 구축 및 운영 ▶재해기상의 사회경제적 영향예보체계 개발 ▶재해기상 예측성 향상 다학제융합기술 개발 등 좀 더 구체적인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재해 대응 시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기상과 방재의 융합시스템인 재해기상 의사결정지원시스템도 개발할 계획이다.
 
의사결정지원시스템은 ▶재해기상 추적감시 시스템 ▶기상-방재 융합시스템 ▶재해기상 예측가이던스 ▶재해기상 3차원 표출시스템 ▶재해기상 리스크 모델링 시스템 ▶재해기상 영향 분석시스템 ▶기상 정보+재해 통합DB ▶추적스톰 수치분석시스템 등으로 구성된다.
 
“재해기상이라는 주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기관인만큼 심도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죠. 재해기상 의사결정 지원체계는 저희 센터가 추구하는 핵심사항입니다.”
 
재해기상의 사회경제적 영향예보체계는 이들 연구가 단순한 기상예보에서 벗어나 사회경제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예상할 수 있도록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적이다.
 
“예를 들면 집중호우를 유발하는 적난운이 지나갈 경우 어느 지역에서 어느 정도의 인명 및 재산피해가 예상되는지, 정전 사태가 예상된다든지 등의 영향 예보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입니다.”
 
이를 위해 과거 피해현황에 대한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 기상자료와 지리정보가 중첩된 초기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또 산불과 같은 방재기술도 수치모델과 접목, 효과적인 대응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재해기상연구센터가 앞으로 진행할 연구업무에 대해 설명하는 한 센터장의 목소리는 차분하지만 확고했다. 급하지 않되 착실하게 세부 연구추진계획을 진행해 기관을 키우고 싶다는 그의 말에서 센터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한상옥 재해기상연구센터장은…

서울대에서 기상학을 전공했다. 1991년 기상청 수치예보과에서 모델운영 및 운영개선 업무를 담당했다. 2005년부터는 텍사스A&M대학교 대기과학과에서 초빙연구원으로 지냈다. 2006년 7월 기상청 수치모델개발과에 이어 2008년 국립기상연구소 예보연구과에서 통합모델 개선 업무를 맡았다. 2010년 11월 국립기상연구소 재해기상연구센터장을 맡은 이래 현재까지 근무 중이다.
 
이유경 기자 leeyou@onkweath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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