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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현재 기상현상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의사가 환자에게 처방을 내리기 전에 X-ray, 혈액검사를 하는 것과 비슷해요. 예보관들에게 기본 정보를 제공하는 기상관측이 기상업무의 시작입니다”
관측기반국의 기능을 묻는 질문에 박관영 기상청 관측기반국장의 재치있는 답변이다. 기상청 예보의 정확성은 기상관측업무 완성도에 달렸다고 강조한다. 누적된 기상 관측 자료는 다시 기후패턴을 분석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즉 관측이 예보 정확도를 높이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점이다.
현재 그의 최대 관심사는 입체기상관측망 확충이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에서 관측 자료의 다양성은 곧 예보의 정확성과 직결된다. 최근 잦아진 위험기상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필수불가결한 선택이다.
“기상청이 운영하는 기상관측망으로는 정확한 관측에 한계가 있습니다. 위험기상이 워낙 빠르고 국지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이죠. 정확한 감시를 위해 기존의 정적인 관측망에서 동적인 입체관측망으로의 확장에 힘쓰고 있습니다. 움직이는 기상대인 기상1호를 작년에 취항했고, 이제는 다목적 기상항공기 도입을 추진중에 있습니다.”
기상 1호는 위험기상이 예상될 때 해양에서 기상관측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건조된 국내 최초의 기상관측선이다. 해상 상층 약 20km까지의 바람, 기압, 기온 등의 관측이 가능하다. 해류나 수온염분 측정을 통해 해양 상태를 관측, 해양과 대기의 상호작용을 분석할 수도 있다.
지난해 5월 말 취항 후 태풍 ‘망온’에 대한 관측을 진행한 결과 태풍진로오차를 평균 22.5%나 감소시켰다. 이같이 위험기상 예보에 도움이 되면서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특성을 고려한 2천톤급 기상관측선 추가 건조도 추진중에 있다. 또 2015년 도입 목표인 다목적 항공기 역시 입체기상관측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말 그대로 다목적입니다. 다목적항공기는 태풍이 발달되는 것을 감시하고 소규모이면서 빠른 허리케인까지 진로를 잡아냅니다. 기후변화를 추적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고 화산폭발 감시, 대설 관측 등 그 활용도를 나열하기도 힘이 듭니다. 중국이 37대를 보유하는 등 선진국들이 다들 가지고 있습니다.”
다목적항공기는 2015년 도입해 2016년 실용화가 목표다. 기상관측 뿐만 아니라 2018년 동계올림픽 인공증설 등에도 활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관측자입를 탑재할 예정이다. 보다 신뢰도 높은 관측자료를 얻고 싶은 그는 다목적항공기 도입으로도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
“현재 기상청의 지상기상관측장비는 548개가 운영중입니다. 양적으로는 선진국 수준이지요. 하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기온, 습도 등은 정밀도가 높지만 강수량을 비롯한 일부 관측요소의 품질이 미흡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관측장비의 첨단화를 위해 올해 말까지 51개 유인기상관측소의 관측장비를 첨단장비로 교체할 계획이다. 공격적으로 일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정확한 예보의 생명은 보다 정확한 관측이 필수라는 지론이 있다. 2015년에는 우리나라 지상관측자료의 품질을 선진국 수준에 도달시킬 것이라는 포부다.
박관영 관측기반국장은 기상관측장비의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도 열심이다. 현재 대부분의 고가의 관측장비들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무역수지 적자가 심각하다. 장기적 기상분야의 발전을 위해 꼭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박국장의 생각이다.
“2011년 8월에 조사한 기상장비 국산화율은 29.1%입니다.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는 무려 4.3년에 달해요. 집중적인 R&D 투자와 민관 협업강화가 시급합니다. 기상장비 수준을 높여 국산화 시키고 나아가 수출 산업화로 이어나가야 합니다”
그에게 관측은 세상을 보는 프레임이자 주 관심사다. 관측 선진화로 예보 정확도를 높이고 궁극적으로 국민들이 기상재해에서 안전한 나라가 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박관영 관측기반국장의 프레임이 일으킬 소중한 변화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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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