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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정보도 세분화가 필요합니다. 농업이나 어업, 기업 등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정보가 어필하는 시대입니다”
기상·기후분야 연구에 40년. 기상전문가 권원태 국립기상연구소장이 강조하는 말이다.
권 소장이 최근 추진하고 있는 과제는 ‘스마트 기상서비스’다. 이를 위해 도시와 농촌의 다른 환경조건을 고려한 맞춤형 기상정보 제공을 위해 끊임없는 아이디어가 필요함을 직원들에게 인식시키는 중이다. 연구소에서 산출된 정보와 자료들이 기술 이전까지 이어지려면 응용가능한 연구결과들이 나와줘야 한다는 것이 권 소장의 지론이다.
“도시에는 도시기상, 농촌에는 농림기상이 들어가야 합니다. 도로에는 도로기상정보가 적용되야 하고 농촌은 각 품목별 생육조건에 따른 맞춤형 기상정보가 제공되는 기상상품들이 많이 나와야 합니다”
사용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실제 생활현장에 적용가능한 기상정보여야 가치가 빛난다는 의미다.
권 소장은 기상정보의 가치가 저평가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 이유로 소프트웨어의 부족 현상을 지적했다.
“기상분야가 장비부분에 치우친 면도 배제할 수 없죠. 고급장비로 인해 정보의 정확도는 높아졌지만 그 정보를 제대로 사용할 줄 모른다면 무용지물이 되고 맙니다”
대안으로 기상정보가 컨설팅이 가능한 부분으로 특화될 필요가 있음을 제시했다. 기상연구소에서 컨설팅이 가능한 정보를 생산해 주면 이를 산업과 서비스업에 응용·적용하는 일은 기상사업자의 몫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제공하던 기상정보가 더 쉽고 정책과도 연결성이 있어야 한다. 머리로만 연구하던 기상연구가 발로 뛰는 연구로 바뀔 시점이라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산업현장과 실제 생활에서 착안한 기상연구가 필요한 시대다.
기후변화연구는 선택 아닌 필수
권 소장의 기후문제에 대한 관심은 남다르다.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 4차 평가보고때는 한국인 연구자로서는 유일한 참가자였다. ‘한국의 기후’와 ‘날씨와 일기예보’ 등의 저서에서도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가 묻어난다.
“기상쪽과 더불어 기후분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지금의 기상현상은 기후변화에서 비롯되고 있으니까요”
갑작스런 폭우로 도시홍수가 발생해 피해가 커진다거나 사과의 재배지가 바뀌어 재배자가 지역을 옮기거나 과종을 옮기는 일은 기후문제다. 예보가 단기 시나리오라면 기후 시나리오는 장기 대응책이라는 게 그녀의 생각이다.
“예보는 단순히 정량적인 예측이지만 기후는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A부터 F까지 만들어 놔야 하죠. 각각의 상황이 일어났을 때 판단과 실행여부까지도 마련되어 있어야 합니다. 줄어드는 기상이변은 상관없지만 늘어나는 현상에 대해서는 다각적인 연구가 필요합니다. 적응과 대응의 다양한 시뮬레이션으로 최대한 피해를 줄여야 하니까요”
처음부터 끝까지 기상학은 인류의 생존과 연결된다는 그녀. 40여년 동안 기상청의 살아있는 역사를 지켜 봤다. 여성으로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가의 질문에 오히려 도움이 됐단다. 실생활과 연관된 아이디어가 더 다양했기 때문이다. 여성으로서의 소프트한 착안과 기획력도 도움이 되었다는 평가다.
“연구하는 것이 참 좋습니다. 기상연구는 과학분야에서 산업과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무궁무진한 연구가치가 있는 신천지같은 분야죠. 연구자료가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일로 연결될 때 금광을 찾은 기분이 듭니다. 평생 보람있고 가치있는 분야죠”
이제는 다각적인 아이디어와 시각이 필요한 시대다. 기상연구자가 끊임없이 세상을 바라보고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해야 한다는 권 소장에게서 기상연구의 미래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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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