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 사람들 > [릴레이 인터뷰] 켄 크로포드 기상청 기상선진화추진단장

크로포드 단장은 미국 기상청에서 29년간 재직 후 오클라호마대학의 기상학과 교수로 20년간 재직했다. 2009년 한국 기상청에 부임하기 전까지 미국과 크로아티아 기상청의 현대화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했다.

기상청이 그를 영입한 배경에는 한국 기상선진화에의 강력한 요구가 있었다. 그는 취임 직후 기상청이 당면한 관측, 예보, 기후, 정보화 등의 과제를 파악하는데 주력했다. ‘10대 우선 과제’를 선정하고 실행방안을 체계화시켜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

가장 큰 성과는 기상레이더센터의 설립이다. 집중호우와 같은 위험기상 재난을 줄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상레이더의 효율적 관리가 가능해졌다.

크로포드 단장은 “기상레이더센터는 레이더 자료의 국가적 활용의 구심점이 되는 조직”이라며 “중앙집중형 레이더 운영체제는 고품질의 레이더 산출물을 만들어 낼 것이고 기상정보 정확성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청, 국방부, 국토해양부가 각각 운영하던 기상레이더의 통합운영을 이끌어 낸 것도 주목받는 성과다. 그는 “따로 운영하던 일들 중에서 같이 해서 더 잘할 수 있다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크로포드 단장은 특유의 추진력으로 공군과 국토해양부 등 다섯 개 기관이 따로 운영하는 26개 기상레이더를 통합 운영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각 기관이 보유하고 있던 레이더 장비와 관측 장소 등에서 나오는 정보들이 통합되면서 레이더 네트워크가 질과 양적으로 향상됐다.

레이더 운영업무의 큰 장애였던 레이더 기종을 통일하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도 있었다. 크로포드 단장은 당시 ‘할 수 있다! 해야 한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167개소의 레이더가 모든 같은 규격으로 운영되고 있는 미국을 사례로 들며 설득했다.

문제를 인식하고 있던 기상청은 레이더 통일의 효과는 이미 알았지만 예산집행상의 제약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던 상태였다. 그의 강력한 문제 제기와 노력으로 통일된 단일 기종 레이더를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 부처간 합의에 이르렀다. 한국 직원들이 해내지 못한 어려운 문제를 시원하게 푼 것이다.

이외에도 그는 최첨단 예보 워크스테이션을 개발하고 기상청 예보관의 교육을 위해 새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여러 성과를 이뤄냈다. 무엇보다 기상청이 한국 경제에 기여하는 가치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한국 국민들 마음속에 미국인 공무원에 대한 투자가 아깝지 않게 해드리고 싶다는 포부로 모든 업무에 임한 것이 좋은 성과를 내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하는 그의 눈은 여전히 선진화에 대한 열의로 빛났다. 10대 과제를 풀어내기 위해 수립한 로드맵의 실행을 위해 남은 여정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 공무원 생활이 ‘매 순간 축복’이었다고 말하는 그는 기상에 대한 열정만이 아닌 한국에 대한 애정도 넘쳤다. 한국에서의 임기를 마치면 개도국의 기상 선진화를 위한 국제 업무를 위해 힘쓸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정다운 기자 jdw2218@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