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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해양생태계 파악 위해 고래연구 필요”
박겸준 고래연구소 연구원
  2012-01-02 15:53 김태환   
우리는 고래에 대해 잘 모른다. 우리가 고래를 볼 수 있는 순간은 동물원 돌고래쇼를 보거나 TV 브라운관 속을 통해서 정도다. 심지어 포유류인 고래를 어류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다.
 
우리가 고래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이유는 신비한 존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생명체들이 바다로부터 육지로 진화해갈 때 고래는 포유류임에도 불구하고 다시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역주행을 택했다.
 
육지에 사는 우리가 고래를 직접 볼 수 있는 순간이 많지 않은 이유다. 그들이 잠시 숨을 쉬러 바다 위로 몸을 드러내는 찰나면 모를까. 또 고래를 기름과 식량을 제공해주는 생활 재료나 쇼에 써먹는 볼거리로 대했을 뿐, 고래를 이해하려 들지 않았기 때문은 아닐까.
 
이에 따라 울산에 위치한 고래연구소 박겸준 연구원과 우리나라 고래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2000년부터 고래연구를 시작했다. 2006년 ‘상괭이의 자원생태학적 특성 및 자원평가’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우리나라 첫 고래생태학 박사다. 2006년부터 현재까지 고래연구소에서 근무하며 우리나라 고래류의 분포 및 개체수 추정 등을 연구하고 있다.
 
고래 연구소가 하는 일은.
고래연구소는 2005년에 설립되었다. 농림수산식품부산하 국립수산과학원에 속해 있다.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고래류에 대한 전반적인 연구를 하고 있다. 가장 중점적으로 하는 연구는 우리나라 주변 고래류의 분포와 개체수를 밝혀내는 것이다. 또한 고래 뿐만 아니라 물범과 바다거북 등 멸종위기 종에 대한 생태학적 연구도 수행하고 있다.
 
연구소가 울산에 위치해 있는데 고래와 관련된 이유가 있는지.
울산은 고래와 아주 인연이 많은 곳이다. 울산에 있는 우리나라 보물 285호인 반구대암각화에는 선사시대 수렵활동이 그려져 있다. 여기에는 육상 수렵뿐만 아니라 다양한 고래류가 그려져 있다. 또한 울산 앞바다는 귀신고래가 회유하는 해면으로 지정되어 있다(천연기념물 제126호). 동해는 다양한 고래류가 서식하는 곳으로, 울산은 역사적으로나 전략적으로 고래 연구에 좋은 곳이다.
 
고래류의 분포 및 개체 수 추정 등 조사기간이 2000년부터 올해까지 12년이 걸렸다. 조사 기간이 10여년 이상 걸린 이유는.
고래류는 다른 해양생물보다 크지만 개체수가 적으며 먼 거리를 이동한다. 따라서 고래류에 대해 연구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바다에 나가면 짧게는 1주일 길게는 40일까지 조사를 하는데 이를 통해 커버할 수 있는 해역은 생각보다 넓지 않다. 조사를 한번 했다고 해서 고래류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것 또한 많지 않다. 이런 조사를 계속 진행하면서 처음에는 어떤 고래류가 있는지 알 수 있게 되며, 다음에는 분포에 대해서 알 수 있다. 그 다음으로 개체수를 알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의 조사를 통해 우리나라 바다에 분포하는 주요 고래류의 분포와 개체수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밝혀졌다. 하지만 이 고래류에 대해 계속 모니터링하고 아직 밝혀지지 않은 고래류에 대해 알아가기 위해서는 이러한 조사가 계속되야 한다.
 
고래 연구와 관련한 재미난 에피소드나 느끼는 보람이 있다면.
고래와 같이 흥미로운 동물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매력적인 면이 아닌가 생각한다. 고래연구소에 있는 연구원들은 모두 이러한 매력에 빠져 일하는 사람들이다. 에피소드는 바다에 나가서 고래를 조우할 때마다 있다고 생겨난다. 고래를 볼 때마다 다양한 행동들을 관찰하고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된다. 또 가끔씩은 아주 보기 드문 고래를 관찰하는 것도 보람이다.
 
고래 개체가 환경이나 기후와 관련해 어떤 영향이 있나.
아직까지 고래가 환경변화에 의해 서식처를 바꿨다던가 고래의 개체수가 늘었는지 줄었는지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지을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고래는 기후의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지만 먹이생물에 따라서 먼 거리를 이동한다는 것이다. 고래류는 번식률이 매우 낮기 때문에 개체수가 많아졌다 하더라도 멸종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이유로 고래류에 대한 접근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고래는 동해에 많이 분포한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밍크고래는 서해에 더 많이 분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해보다 서해에 많이 분포하는 이유는.
우리가 조사한 동해는 전체 면적으로 봤을 때 미미한 부분이다. 실제 밀도로 봤을 때는 서해보다 동해가 밍크고래의 밀도가 더 높은 편이다. 서해에는 밍크고래와 상괭이가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동해에는 밍크고래와 참돌고래, 낫돌고래 등 여러 고래류가 발견되고 있다.
 
고래가 그물에 걸리거나 했을 때 사후 처리 방법은.
고래류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물에 걸린 것을 혼획이라고 한다. 죽거나 병으로 몸을 가누지 못해 해변으로 떠밀려 온 것을 좌초라고 한다. 만약 살아있으면 구조노력을 기울여 바다에 돌려보내야 한다. 사망한 고래류를 발견한 경우에는 해양경찰이나 수산관련 공공기관에 신고하면 된다. 이러한 고래류가 고의적인 포획이 아닌 것으로 해양경찰에서 판단하면 수협에서 위판 및 고래 해체를 할 수 있다. 이때 개체등록과 연구를 위한 시료는 수협에 제출하게 된다.
 
남은 연구과제가 있다면.
고래에 관한 연구는 인간에 관한 것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고래류는 인간과 같이 매우 복잡하기 때문이다. 생물학적으로 종마다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인간과 같이 사회를 구성하기도 한다. 번식과 생존을 위한 전략을 가지고 있으며 스테레스를 받기도 한다. 따라서 고래에 대한 연구는 지금 전 세계에서 다양한 방면으로 수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고래류의 자원상태에 대한 다양한 방면의 연구가 수행되어야 한다.
 
이외에 전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우리나라 바다는 일반인이 상상하는 것보다 많은 고래류가 살고 있다. 고래가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지 않으며 우리의 생활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많은 관심을 못 받고 있지만 우리바다의 고래들은 매우 멋진 동물들이며,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고래를 연구하는 곳은 고래연구소가 유일한데 앞으로 보다 많은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고래에 대한 관심과 열정으로 연구를 하는 날이 왔으면 한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는 한국 연안에 서식중인 고래가 35종 6만9700여마리라고 밝혔다. 이는 2000년부터 올해까지 12년 동안 실시된 조사 결과다. 그러나 남해안은 이번 조사에서 제외돼 이를 포함하면 고래 개체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동해와 서해에 사는 고래종류는 대형고래 9종과 중형고래 13종, 돌고래류 13종 등이다. 고래는 세계적으로 모두 80여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 연안에는 돌고래(6만8000여마리)가 가장 많다. 돌고래류는 동해 중남부 해역에 참돌고래·낫돌고래가, 서해에는 상괭이가 주로 살고 있다.
 
제주 연안에는 돌고래쇼에 많이 이용되는 남방큰돌고래가 114마리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래연구소는 남방큰돌고래의 개체수가 적어 보호종으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밍크고래는 동해안에 600여마리, 서해안에 1000여마리가 살고 있다. 밍크고래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 달리 동해보다 서해에 더 많다. 고래연구소는 남해안에 대해서도 내년부터 고래서식 실태를 조사할 계획이다.
 
김태환 기자 pigletkth@onkweath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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