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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야채 콩밥 넣고~ 비벼 비벼 냠냠~ 입에서 아밀라아제 탄수화물 분해되고 모세혈관 간문맥관 심장탄탄수용BV 지용비타민 A,D,E,K! 나머지는 대장에서 물기 쫙 뺀 후에 한떨기 예쁜 변! 아이 좋아 소화 다됐네!”
인터넷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네티즌의 과학 암기송이다. 시험을 대비해 만들었다. 아무리 신나게 외워보려고 해도 과학은 역시 어렵다.
반기를 든 이가 나타났다. 이정모 서대문자연사박물관 관장이다. 흥미로우면서도 수준 높은 과학교육을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게 그의 목표다. 과학을 쉽게 이해하게 해주는 과학 전도사, 자칭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다. 그의 혁신적이고 즐거운 과학 수업에 동행했다.
“해리포터에 나오는 하늘을 나는 빗자루 갖고 싶죠? 어떻게 사람이 하늘을 날 수 있을까요? 어디까지 솟아오를 수 있나 뛰어볼까요? 금방 떨어지죠~ 지구가 잡아당기는 중력 때문이에요”
중력에 대한 설명이다. 우주 공간 속 비행사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수영하듯 둥둥 떠다닐 수 있는 이유는 중력이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에 아이들의 눈이 반짝인다.
“마법 빗자루를 타고 날 수 있으려면 중력의 힘을 이길 수 있는 반중력이 필요해요. 중력은 모든 걸 끌어당기죠, 반중력은 반대에요! 모든 걸 밀어내요! 강력한 엔진이 달린 로케트로 중력보다 큰 반중력을 만들어내면 헬륨풍선처럼 하늘을 날 수도 있겠죠”
아이들은 입을 벌리며 크게 웃는다. 하늘을 나는 마법사가 되는 상상을 하는 사이 중력과 반중력, 만유인력 등 중요 과학원리들을 배운다. 기존 과학 교육과 이관장의 차이점은 강력한 스토리에 입혀진 수준 높은 과학 이론이다.
“과학은 이론을 교육하는 것보다 아이들의 호기심을 이끌어 내는 과정이 더 힘듭니다. 마법의 빗자루 같은 소재로 호기심을 자극하죠. 그리고 난 후 아이들에게 조금 더 어려운 비행기가 나는 원리를 설명하기는 쉬워요. 암기 위주 입시교육으로 과학에 흥미를 잃게 되는 아이들을 보는 게 가장 안타깝죠.”
이정모 관장은 연세대를 졸업하고 독일 본대학에서 유학했다. 올 9월 말부터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을 이끌고 있다. 유명한 과학서 저자이자 강연가이기도 하다. 과학 교육에 대단히 열정적인 그는 박물관을 경영하면서도 아이들이 과학과 만날 수 있는 통로를 많이 제공하려 노력한다.
그는 자연사박물관은 공부를 하는 곳이 아닌 느끼고 노는 곳이라는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다. 학교수업처럼 진행되던 자연사 수업에 실습을 더했다. 해부도 해보고 만지고 체험하며 참여하는 프로그램은 개시된 후 5초 만에 마감된 것으로 유명하다.
학교 수업으로 박물관을 찾을 시간이 없는 학생들을 위한 ‘찾아가는 박물관’ 프로젝트도 진행중이다. 전시되지 않은 수장고의 표본들을 옮겨가 학교에서 간이전시회를 열 계획이다. 체계적 프로그램을 위해 연세대 교육대학원과 MOU도 체결된 상태다.
이 관장은 과학으로 입문하는 채널은 다양하면 다양할수록 좋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학문과 문화를 융합한 창의적인 교육방식도 구상중이다. 공룡들을 배경으로 전시관에서 펼쳐지는 클래식 음악회나 연극공연도 그 일환이다.
장애아동과 같은 과학 소외계층과의 소통에도 관심이 많다. 청각장애 학생을 대상으로 과학강연도 진행했다. 3명의 수화통역사와 함께 한 30여분의 강연은 장애학생들에게 과학자의 꿈을 꾸게 해준 소중한 시간이 됐다.
어려운 과학서보다 꽃반지를 만들어 보는 게 더 나은 과학 공부가 될 수도 있다는 이 관장의 너털웃음이 보는 사람까지 즐겁게 만든다. 과학 전도사 이정모 관장이 펼쳐나갈 대중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기대해 본다.
 정다운 기자 jdw2218@onkweath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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