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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잔디박사’ 친환경 잔디경영 꿈꾼다
삼성에버랜드(주) 잔디환경연구소 신홍균 소장
  2011-11-14 07:22 정의정   

“소장님, 바쁘세요? 잔디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잔디상태 좀 봐주셔야 겠어요” 잔디에 관한 일이라면 언제든지 두팔 걷어붙이고 뛰어가는 삼성에버랜드(주) 잔디환경연구소 신홍균 소장에게 여러 골프장 코스관리자들로부터 요청이 쏟아진다.  1993년 12월 삼성에버랜드 산하에 잔디·환경연구소가 설립되면서 잔디와 함께 한 시간만도 20년 가까이 되어간다. 미국 South Dakota 주립대학교 식물세포분자생물학 박사, South Northern Plain Biostress Lab 식물 연구원 재직 경력까지 더해 30여년이 넘는 여정은 지금의 그가 잔디박사로 불리기에 충분하다.
지난 6월 제6회 대한민국 기상정보대상 시상식에서 국내 최초로 친환경 잔디관리 예보시스템을 개발한 삼성에버랜드가 대상을 수상하면서 신소장과 연구 staff들의 연구성과가 공개됐다. 이들의 ‘친환경 잔디관리 예보시스템’은 삼성기술상 후보로도 선정되었었다.
이제는 골프장이 단순한 레저시설로서가 아니라 환경과 호흡하는 장소로 거듭나기 위해서 잔디문화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신소장. 잔디에 대한 얘기를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신소장을 만났다.
 
 

대한민국 기상정보대상 수상한 ‘친환경 잔디관리 예보시스템’은 무엇인가
 
▶ 최근 들어 기상이변으로 기상예측이 어렵고 병원균과 해충들은 기상조건의 작은 변화에도 급속히 번진다. 잔디를 관리하는 관리자들은 기존에 해오던 데로 관행적인 관리를 하고 있는게 현실이었다.  친환경 잔디관리예보시스템이란, 기상이 변하면 이를 측정해 병원균, 해충, 잡초 발생이 가능할 수 있는 기상조건에 도달하였을 때 미리 경고메세지가 모니터 기계에 표시되고 이를 통해 병해충의 피해를 막는 예방 시약을 미리 할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이다.  우리 연구소가 가지고 있는 잔디관리 관련 노하우와 그동안 축적된 데이터를 국내 민간기상정보업체인 케이웨더(주)와 공동으로 개발한 신개념의 시스템이다.
 

 
‘친환경 잔디관리 예보시스템’을 통해 얻은 성과는 무엇인가
 
▶ 신개념의 시스템을 사용하게 되면서 비용, 환경, 수자원 보호까지 할 수 있게 됐다.
예전에 기상예측이 어려워 예방시약을 하는 시점을 잡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예방이 잘못되면 치료시약까지 추가하기 때문에 비용도 낭비되고 농약을 많이 사용하게 돼 환경에도 해를 끼쳤다. 이젠 가장 적정한 타이밍에 최소한의 농약을 사용함으로써 비용절감 뿐만 아니라 친환경관리도 하게 됐다.
이러한 개념은 국내에서도 최초이지만, 세계적으로도 아직 대학 연구실에서 연구단계에 있다. 18년 동안 잔디만을 연구한 잔디환경연구소의 성과다.
 

 
식물세포분자생물학이란 전공을 잔디연구에 어떻게 활용했나
 
▶세포분자생물학 전공으로 잔디육종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의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라도 정성들여 심고, 가꾸길 원하는 조경철학도 반영됐다.  국내에서는 최초로 한국잔디를 교배해 신품종 잔디를 만들었다. 직립형이면서 밀도와 내병성이 강한 ‘안양중지’와 우리나라 남부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세엽인 고려지를 교배해 미적 아름다움과 강인함을 동시에 지닌 새 교배종을 개발했다. 골프장 페어웨이나 조경용 잔디로 손색이 없는 고품질의 잔디다.  교배되어 나온 잔디개체에 대한 유전자 분석을 통해 양쪽(중지와 고려지)의 우수 유전자를 동시에 갖고 있는 교배종을 시험판에 심고 증식시켜 신품종인 Benest 1~7이라는 품종 시리즈를 개발했다.  잔디품종관련 특허만 미국특허를 포함하여 총10개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 잔디문화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 우리나라에서 잔디를 연구한다고 하면 다들 의아하게 생각한다.  잔디는 아무데서나 그냥 놔두어도 잘 자라는 식물로 치부하고 큰돈이 되는 작물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게 일반적이다. 특히 ‘잔디=골프장’이라는 등식으로 여겨져 잔디산업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선진국에서 잔디는 조경이고 아름다움이고 환경이다. 미국은 대부분 주립대학교에  잔디를 연구하는 학과가 있다. 잔디는 옥수수 다음으로 큰 농산물 시장의 주요작물이기도 하다. 동네마다 집과 공원에는 잔디가 있다. 아름답게 보일뿐 만 아니라 휴식처를 제공하고 먼지를 흡착하면서 산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도시의 공기정화 기능도 한다. 따라서 선진국은 잔디수요가 많다.  우리나라도 어린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 운동장만이라도 천연잔디를 깔아주어서 정서적인 환경을 만들어 주었으면 한다.
 
‘잔디관리가 그린스피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칼럼은 어떤 내용인가
 
▶ 골프용어인 그린스피드와 연관되는 말이다. 요즘 골프중계를 보다보면 그린이 빠르다는 말이 종종 나온다. 이는 그린 위에 골프공을 퍼터로 쳐서 홀에 넣으려고 쳤을 때(일정한 힘으로 쳤을 때), 얼마나 멀리 가는지를 측정한 값이다. 그린스피드가 좋다는 말은 일정한 힘으로 공을 쳤을 때 공이 굴러가면서 받는 잔디와의 마찰이 적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잔디를 짧게 깎아야하고 (시합 때는 보통 2.5~3.0mm), 그린 표면에 작은 요철하나 없이 깨끗해야 하고, 표면은 말라있어야 하는 등 아주 까다로운 잔디관리를 해야 한다. PGA 시합 2~3개월 전부터 특별 잔디관리를 시작해야 한다. 그린스피드는 스팀프 메터라는 특별한 기구로 측정하는데 PGA에서는 3m이상의 그린스피드를 요구하기도 한다.

잔디와 날씨와의 연관성은 어느정도인가
 
▶잔디는 난지형 잔디(여름철에 가장 잘 자라는 특성을 가짐)와 한지형 잔디(봄과 가을에 가장 잘 자라는 특성을 가짐)가 있다.  골프장 페어웨이에 쓰이는 한국잔디(Zoysia)가 대표적인 난지형 잔디다.  봄에 파랗게 맹아가 터져 나와서 여름철에 왕성히 자라다가 가을철이 되면 색이 변해서 겨울에 휴면에 들어가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반면에 골프장 그린에 사용되는 잔디인 Bentgrass는 한지형 잔디로 봄과 가을 (보통 15~25℃)에 잘 자라지만 여름철에는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 잔디다. 잔디는 기상조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겨울철 잔디관리는 어떻게 하나
 
▶ 겨울철에는 잔디가 휴면에 들어간다.  한겨울 보다는 초겨울 잔디에 서리가 내렸을 때 골퍼들이 잔디를 밟으면 잔디잎이나 줄기가 핀모양의 서리(얼음)입자에 찔려 발자국 모양을 따라 잔디가 죽는다.  하얗게 서리가 내렸을 때는 잔디를 밟지 않는게 좋다.  일부 골프장에서는 서리도 막고 잔디의 생장도 연장하기 위해서 특히 그린을 피복하는 경우가 있다. 한 겨울에도 파란 그린을 골퍼들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다. 낮에는 피복을 벗겨 햇볕을 쬐게 하고 해가 지기 전에 마치 사람이 이불을 덮듯이 덮어주는 작업을 한다.
 
그린의 아름다운 색깔을 위해 생육을 인공적으로 조절한다고 하는데 사실인가
 
▶cosmetic 효과라고 한다. 자연적인 잔디에 특정비료를 더 주어 인위적으로 색깔을 진하게 하는 효과다. 보통 중요한 시합의 경우 TV 중계를 고려하여 잔디의 색상을 진하게 할 때가 있다. 마치 배우가 화장을 하듯이. 이러한 TV 중계의 영향으로 많은 골퍼들이 비슷한 조건의 잔디상태를 원하는 경우가 많이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만약 동물에게 특정사료를 강제로 먹여 특정한 모양이 나오게 한다면 동물애호가들이 당연히 반대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잔디에게 특정한 비료를 과다 투여하여 색을 진하게 한다는 것은 자칫 생육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꼭 필요한 특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연 그대로의 생육이 가능하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코스관리라고 생각한다.
 
최근 잔디관리분야에도 전문인력양성이 활발한데 비전은 어떤가
 
▶ 이미 국내 골프장은 500개에 육박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환경친화적으로 잘 관리할 전문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급증하는 골프장에 비해 전문인력의 육성은 많이 뒤져 있다. 골프장에 들어와 선배 관리자들의 경험을 도제식으로 배우던 종전의 관행을 부수고 전문관리자들을 양성해 보자는 취지에서 2006년 국내 농업대학분야 1위인 국립경상대학교와 손잡고 산학협력 맞춤형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만들게 되었다.  대학교 3학년까지 잔디학 이론, 기상학, 코스설계, 토양학, 식물병리/생리 등의 과목을 이수한 학생들 중 교수들의 추천을 받은 4학년 학생이 본 연구소와 골프장 현장에서 실습하면서 현장실무를 익힌다. 졸업과 동시에 골프장에 취직하면 바로 현장 투입이 가능한 전문인력으로 양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아직까지도 골프장에서는 이러한 전문인력에 목말라하기 때문에 이 과정을 이수한 대부분의 학생들이(현재까지 5기 배출) 무난히 취업에 성공하여 잘 근무하고 있다.
 
‘잔디박사’로서 앞으로의 계획은
 
▶ 골프장의 상품은 코스, 즉 잔디상태다. 그런데 최근 들어 골프장들이 급증하면서 서로 경쟁은 심화되고 수익은 줄어들면서 코스관리의 비용투자도 줄었다. 그 결과로 잔디품질이 떨어지는 골프장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앞으로 저비용, 고품질, 환경친화적인 코스관리기법에 선진국의 골프장 경영효율화를 접목해 신개념의 골프장 경영방법론을 정립하고 실천해 보고 싶다. 친환경 수익창출 모범사례 골프장 경영자로서 사회에도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정의정 기자 irumy20@onkweath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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