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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국내 최고 기후변화 학자’ 권원태 국립기상연구소장
“기상청 예보 생활과 접목해 정보의 질 높이는 방안 필요”
  2011-09-08 13:05 이병주   

국내에서 노벨평화상 기여인증서를 받은 사람은 총 4명이다. 이 중 기상학 관련은 권원태 국립기상연구소장이 유일하다. 권 소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기후변화 학자다. 유엔산하 기관인 IPCC(정부간 기후변화채널)의 기후변화 평가보고서 저자로 참가했다. 이 보고서로 IPCC는 기후변화의 미래 위험성과 국제 사회의 대응방안 등이 높게 평가돼 노벨평화상을 수상했고, 권 소장은 그 공로를 인정받았다.
 
권 소장은 또 국립기상연구소 여성 최초의 소장이다. 부임 1년을 맞은 권 소장에게 기후변화와 기상산업의 바람에 대해 들어봤다.
 
- 장마가 끝나고 집중호우가 와서 인명피해가 컸다. 일종의 기상이변이라고 볼 수 있나.
 
▶ 90년대 후반부터 장마가 끝난 후에 호우가 발생하는 빈도가 증가했다.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최근 15년 사이에 호우의 빈도가 크게 증가했다. 여름철에만 강수량의 증가 추세가 뚜렷하다. 이상기후라고 얘기할 수 있겠지만, 그보다는 기후가 변해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해해야 한다.
 
장마라는 개념에 대해서는 국민과 전문가들 사이에 차이가 있다. 전문가들은 장마 전선에 의해 비가 오는 것을 장마라고 부르지만, 일반 국민은 비가 오는 기간을 장마라고 생각한다. 기상학적으로 호우성 비와 장마 전선으로 오는 비는 여러 차이점이 있다. 이제는 장마 시즌이 끝났다고 비가 오지 않는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 그렇지만 최근과 같은 상황을 이상기후가 아닌 정상기후라고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것 같다. 이상기후와 정상기후는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가.
 
▶ 이상기후다 아니다 하는 것은 통계적으로 봤을 때 어느 정도 평균과 차이가 나느냐로 판단한다. 하지만, 현상이 발생해 피해가 생기면 정상이라고 해도 이상이라고 느끼게 된다.
 
- 장마가 끝난 뒤 비가 올지 안 올지는 어떻게 알 수 있나.
 
▶ 대기의 순환 패턴을 보고, 저기압과 고기압의 위치를 봐야 한다. 가장 중요한건 북태평양 고기압이 얼마나 강하게 발달하느냐하는 부분이다. 올해는 우리가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위치하다보니 남서쪽에서 고온다습한 공기가 불어 들어오고, 그로 인해 집중 호우가 자주 발생했다.
 
- 기상연구소가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어떤 사전대책을 마련하고 있나.
 
▶ 최근에 연구소에서 개발한 기술이 기상청 현업에 적용됐다. 바로, 초단기 예보로 세 시간 단위로 이루어지는 동네 예보를 더 세분화한 것이다. 나우캐스팅이라는 표현을 쓴다. 또 낙뢰예보 부분도 추가됐다. 그밖에 기후와 관련된 많은 정보를 산출해 각 정부부처와 지자체에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IT기술을 이용해 국민에게 정보를 전달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연구소 단독으로는 힘들기 때문에 융합연구 형태로 추진할 예정이다.
 
- 그밖에 연구소가 진행하는 연구에 대한 것은 무엇이 있나.
 
▶ 예보연구과는 현재와 미래에 기후가 어떻게 변할지 예측하는 일을 연구한다. 초단기 예보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기후모델이라고 하는 수치 모델을 개발중이다. 황사연구과는 황사 관측과 예보에 힘쓰고 있다. 지구환경시스템연구과는 지구 전체 환경 변화 감시와 해양 감시를 한다. 해양 감시는 국제 공동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폭풍해일이나 쓰나미를 예측하는 모델 개발에도 참여 중이다. 기후연구과와 지구환경시스템연구과는 공동으로 탄소 추적 시스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온실가스 농도가 전 세계에서 어떻게 변하는지 알아낼 수 있는 기술이다. 응용기상연구과는 기상과 다른 분야를 접목시키고 융합할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연구소의 역할은 학회에서 양성한 인력을 활용해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기술로 실용화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현업에 필요한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수요자가 원하는 정보를 생산할 수 있게끔 노력할 것이다.
 
- 국민들이 기상 정보를 불신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가장 최근의 기상 정보를 접하지 못했기 때문에 기상청의 정보가 잘못되었다고 말한다. 예보가 100% 맞을 순 없지만, 수치 예보를 시작한 20년 전과 지금을 비교하면 눈감고 더듬던 세계에서 눈뜨고 보는 세계가 됐다. 비가 오는 시간까지 맞추는 건 기상 전문가가 보기에도 놀라울 정도다. 최근의 정보를 자꾸 보면서 날씨가 변하는 걸 알고 계시면 좋겠지만, 저녁때 본걸 가지고 다음날과 비교해보면 그 사이에 예보가 달라지는 경우들이 있다. 스마트폰만 이용하더라도 굉장히 많은 날씨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 IPCC로부터 노벨 평화상 기여인증서를 받았다. 의미가 무엇인가.
 
▶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정부간 기후변화채널이라는 유엔 산하기관으로 1988년 설립됐다. 이 기구를 통해 나온 가장 중요한 성과가 기후변화에 관한 평가보고서다. 지금까지 총 네 번의 보고서가 나왔고, 그 중 2007년에 나온 4차 보고서로 IPCC가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미래에 위협적인 요소인 기후변화를 과학적으로 알리고 국제사회가 대응할 수 있게 했다는 점이 평가받은 것이다. 국립기상연구소가 IPCC 보고서 작성에 기여한 바가 있고 보고서에 저자로도 참여를 했기 때문에 일했던 것을 인정받을 수 있었던 일로 기쁘게 생각한다.
 
- 기상 산업에 바람이 있다면?
 
▶ 하드웨어적인 기상산업은 선진국보다 떨어지지만, IT를 접목시킨 소프트웨어적인 기상산업은 강점이 있다. 장비 개발은 단시간 내에 되지 않기 때문에 투자가 많이 이루어져야 한다. 장비 개발 후에는 검증과 수출 후의 서비스가 성패를 가늠하게 될 것이다. 또 기상청이 제공하는 것 외에 생활과 접목되고 특정한 목적에 맞는 기상 정보도 중요하다. 기상청의 정보가 환영받기 위해서는 기상 사업자가 도와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산업을 무궁무진하게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아이디어 경쟁을 펼칠 인력 개발이 중요하다.
 
 
 대담=강준완 본부장, 정리=이병주 기자 jlee9@onkweath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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