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중호우 등 기상이변이 잦아지고 있다. 피해도 커진다. 이제 기상예보는 국민의 안전은 물론 국가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올해부터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며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올해 초 취임한 조석준 기상청장은 “이젠 관 중심에서 민관이 함께 풀어야 할 문제”라며 ‘쌍두마차 역할론’을 강조했다.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기상정보 체계의 효율성을 높이고자 고민하고 있는 조석준 청장을 만나봤다.
- 40년 가까이 ‘날씨맨’으로 살아오면서 나름의 통찰과 혜안이 있을 것으로 본다. 기상분야에서 이것만은 고쳐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다면.
▶크게 기상 분야 내적인 문제와 기상예보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들 수 있다. 우선 국민들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기상청과 민간 기상업체들이 ‘쌍두마차’가 돼 국민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 치안 업무를 경찰청과 보안업체들이 같이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기상청이 다 채우지 못하는 부분을 민간기상산업체가 보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모델이다. 기상분야 내의 문제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생산한 예보를 정부기관이 잘 소화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다.
- ‘기상은 생명을 살리고 국격을 높이며 인류공존을 약속하는 기술’이라고 강조하고 있는데 이같은 신념의 배경은 무엇인가.
▶선진국 개념의 기상예보는 사람을 살리는 업무다. 일본인들의 경우 일기예보를 가족 다음으로 신뢰한다. 예보 기술이나 정확성은 우리나라와 차이가 없지만 예방 및 사후대책은 다르다. 일본은 관계부처간의 협력을 통해 인명 피해를 줄인다. 기상청이 위험을 예보하면 이 정보를 토대로 대피명령과 대응요령을 미디어와 정부기관이 신속하게 국민에게 전달한다. 덕분에 기상재해로 인한 인명피해가 나날이 줄어들고 있다. 기상 자료 앞에선 인종도 국가도, 이념의 차이도 무색하다. 일기예보는 그런 면에서 인류가 만든 최고의 합작품이다. 전 세계가 함께 관측하고, 자료를 교환하며 공존을 꿈꾸고 있다.
- 7월 말 집중호우로 피해가 막대하다. 보다 공격적인 재난재해 예방책이 필요할 것 같다.
▶각종 재난재해에 대비하기 위해선 신속하고 빠른 소통 창구가 마련해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정보통신 미디어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인터페이스 부분을 강화할 계획이다.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네비게이션에 기상레이더 정보나 예보를 탑재한 ‘웨비게이선’ 서비스가 제공되도록 할 것이다 또 스마트폰을 통해 내 위치정보에 맞는 현재 날씨 실황을 즉각 파악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 내년 하반기 이후에는 하루 종일 일기예보와 기상자료 위주로 방송하는 디지털방송채널을 확보할 생각도 하고 있다. 계곡,해변과 유원지에서 급박한 상황을 알일 수 있는 시스템은 소방방재청이나 관계부처의 일이 되겠지만, 민간업체들도 유원지 등 입장객의 안전을 지키는 일에 동참해야 한다고 본다.
- 갈수록 기상청 기상정보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국민들의 기상정보에 대한 욕구는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예보에 대한 인식은 아직은 낮은 것 같다.
▶만족도가 높아진 것은 예전보다 예보가 많이 안정된 덕이라 생각한다. 또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느냐에 있어 많은 발전이 있었다. 최근 몇 년 사이 SNS를 비롯해 전달 수단이 많이 지면서 국민들이 기상 정보를 더 빠르게 얻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일기예보를 맞춤형 방식으로 완벽히 국민 모두를 만족시키기란 무리가 있다. 기상청은 광역 예보를 하고 있지만 같은 서울 경기 지역이라도 비오는 시간이 서너 시간 차이가 난다. 이 부분에 있어 민간의 도움이 필요하다. 기상청이 생산한 원자료나 반가공된 제품들을 민간기상업체에서 잘 받아서 개개인에게 맞는 날씨정보를 제공하면 기상청 예보에 대한 만족도도 올라갈 수 있다.
-아열대성 기후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데, 이에 대한 청장의 견해는.
▶아열대화 조짐은 15년전부터 있었고 그동안 여러 측면을 봤을 때 아열대 성향을 보이고 있다. 대구에서 유명했던 사과가 포천으로 옮겨가고 충청도가 상한선이었던 대나무는 서울로 올라왔다. 여러 나무 사례와 농작물의 상황, 그리고 어류의 분포에서 보듯 생태학적으로 점차 아열대 성향이 진행되어 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국내 기상산업 규모는 선진국에 비해 아직은 걸음마 단계다. 선진화를 꾀하기 위해 어떤 분야를 지원하고 발전시킬 계획인지.
▶국내 기상산업 규모가 600억 원이라고 하지만 70%는 장비 분야에 국한된다. 미국의 경우 기상산업규모의 30~40%를 차지하는 것은 미디어다. 기상정보를 전달하는 수준을 넘어 이 정보를 통해 컨설팅을 하고, 기상 정보의 전달 방식이나 가치를 높여주는 작업을 통해 이익이 발생하고 있다. 일기예보를 통해 사회·경제적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에 승패가 갈린다. 그래서 내년부터 기상외교, 기상원조를 통해 외국에 우리나라 기상산업을 진출시키는 역할을 하려 한다. 내년에는 그 부분만 해도 200~300억 원의 가치가 발생할 것이다. 거기서 오는 파생효과도 있을 것이다. 올해 상반기 현재 국내 시장 규모는 400억원이 넘었다. 올해와 내년엔 1000억은 쉽게 넘길 것 같다.
-기상산업을 수출산업으로 육성하고 이를 위해 대기업 투자 유치를 통해 장비 국산화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대기업들은 주로 어떤 분야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지.
▶지난 63년 동안 국가 기상업무를 통해 우리나라는 세계 7위의 기상 선진국이 됐다. 게다가 지난 5월엔 WMO(세계기상기구) 집행이사국에 선임되는 등 우리나라의 위상은 대단히 높다. 필리핀,몽골,베트남,에디오피아 등을 대상으로 기상청이 코디네이터가 돼서 이들 국가의 기상 현대화를 도와주면서 기술도 이전하는 국제협력을 통해 가능하다. 대기업이 주력하는 것은 장비 분야다. 긍정적인 현상이다.
-대부분 영세한 기존 민간기상업체들은 어떻게 자리매김해야 할지도 궁금하다. 강소기업으로 육성·발전시켜 해외시장 개척에도 동참할 수 있도록 하자면 정부의 제도적 지원도 뒤따라야 할 것 같은데.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조화를 이뤄 역할분담을 잘한다면 기상산업 내에서 ‘동반성장’을 이룰 수 있다. 그동안 중소기업은 날씨예보를 바탕으로 한 컨설팅에 주력해 왔다. 그동안의 노하우는 중소기업만의 강점이다. 서로 기업 규모에 따라 가질 수 있는 장점을 살린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를 위해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우선 민간기상사업자들이 서로 머리를 맞댈 수 있도록 협의회를 구성했고 그 안에서 제도적인 뒷받침이 되야 할 부분은 기상청이 앞으로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최근 미국과 기상협력회의 참석을 위해 방미했는데 어떤 성과가 있었나. 또 우리나라의 기상 국제교류 현황에 대해 들려달라.
▶미국과 관련해서는 과거에는 우리가 일방적으로 기술 원조를 받는 입장이었지만 이젠 한국이 세계 7위의 기상선진국이 됐기 때문에 미국과 동반자적인 입장에서 후진국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을 함께 마련하고 있다. 미국도 이젠 우리나라 천리안 위성의 해양기상자료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젠 국가를 떠나서 모든 나라 자료가 제대로 돼 있어야 좋은 일기예보를 생산할 수 있다. 기상에 의한 국제협력은 인종과 국가와 이념을 초월한 전 세계인의 합작품이다.
- 앞으로 국민들에게 기상청에 대해 어떤 모습, 어떤 이미지로 다가서게 할 것인지, 더불어 개인적인 포부와 기상청의 미래 청사진도 들려달라.
▶날씨정보를 예측하고 전달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국민을 대상으로 한 방재업무, 서비스업으로까지 역량을 키울 계획이다. 분명 국내 기상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20년 전만해도 국내 일기예보의 수준은 의술에 빗대면 청진기를 가지고 병을 치료하던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기상위성이라는 X-레이, 기상레이더라는 내시경, 전국에 퍼져 있는 자동기상관측장비라는 MRI망 등 첨단의 의료시설을 갖추고 예보를 생산한다. 첨단의료시설 이상의 기술이 있는 것이다. 이 점을 정부차원에서 잘 활용한다면 국내도 기술뿐 아니라 예방에 있어서도 선진국 수준에 올라설 수 있다. 그만큼 기상재해로 인한 인명피해도 줄어든다. 이같은
기상청의 노력과 발전에 대해 국민 여러분이 성원을 보여주시고 긍정의 시선을 보내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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