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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소영의 날씨이야기] 현충일과 날씨
  2014-06-05 14:59 정연화   
 
‘조금씩 차오른다’는 뜻의 소만(小滿) 절기(5월 21일 경). 이 절기는 더욱 풍부해진 햇볕이 만물의 성장을 재촉해 열매 속 알맹이 역시 ‘점점 차기 시작한다’는 의미도 지닌다. 이제 막 여름의 초입부에 들어섰지만, 소만 절기부터 차오른 더위가 최근 절정에 달하고 있는 듯 연일 초여름 더위가 극성이다. 매년 이 맘 때인 6월 초순에는 여름의 세 번째 절기 망종(芒種)이 지난다. 가시랭이 망(芒)과 씨 종(種)자를 쓰는 것만 봐서도 망종은 이삭에 까끄라기(수염)가 돋는 보리와 벼농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부터 망종 즈음에는 보리를 수확하고, 논에 모를 옮겨 심는 모내기를 하는 절기로 일손이 매우 바빴다. 얼마나 농가일이 바빴으면 ‘망종엔 발등에 오줌 싼다’는 말까지 생겨났을까? 이 밖에도 망종에는 겨우내 벽장 속에 처박혀 있던 이불이나 옷가지를 햇볕에 말려 소독하고 그동안 쓰지 않던 각종 농기구를 손봐야 했는데 6월에 접어들면서 볕이 강해지는 자연의 흐름과 함께하며 절기를 통해 삶의 지혜를 터득한 선조들의 센스가 엿보인다.
 
매년 이 맘 때면 망종과 함께 찾아오는 6월의 기념일이 있다. 호국영령의 명복을 빌고 순국선열의 숭고한 호국정신을 기리고 추모하는 행사인 현충일이 그것이다. 현충일을 6월 6일로 제정한데에는 날씨도 큰 역할을 했다. 소만 절기부터 망종 절기까지 차오르는 햇볕의 기운을 받아 농가에서는 일손이 바빠지는 시기였지만, 이런 바쁜 와중에도 불구하고 우리 선조들은 농경사회에서는 망종 절기가 가장 좋은 날이라고 해서 잊지 않고 조상들에게 제사를 지내던 날이기도 했다. 과거 역사기록을 통해서도 알 수 있는데, 동국통감 고려기에는 ‘현종 15년 망종 날 몽고군과의 전쟁에서 사망한 군사들을 위한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고, 6·25한국전쟁 전사자를 기리기 위한 현충일을 제정할 당시에도 옛 풍습에 따라 망종(당시 6월 6일)에 호국영령들의 합동위령제를 올렸다고 한다. 이처럼 날씨변화와 함께 자연의 흐름을 살핀 절기를 삶의 지혜로 활용했던 선조들의 풍습이 오늘날의 현충일을 만든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연일 30℃를 넘나드는 불볕더위가 심술이다. 이미 느껴진 것처럼 올 여름 더위는 평년보다 빨리 시작 되어 극성도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위도 더위지만 지역에 따라 많은 비도 예상되는 만큼 날씨에 미리미리 대비한 선조들의 지혜를 본받아 건강을 여름을 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 weathercom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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