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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은 사계절 중 전체 교통사고 발생 건수가 가장 적지만 졸음운전 사고 건수는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봄철 가운데서도 졸음운전 사고가 가장 자주 발생한 달은 4월로 오후 2~4시 사이에 사고가 집중됐다. 또 이 시간대 졸음운전 치사율은 전체 교통사고 대비 4.5배 높았고, 사고형태는 ‘도로이탈’이 39.9%로 가장 많았다. 브레이크를 밟지 못한 채 직접적인 충격을 받기 때문에 일반사고에 비해 피해가 훨씬 컸다. 시속 100㎞로 1초를 주행하면 약 28ｍ를 가게 돼 4초를 졸면 100ｍ이상 차가 나가는 셈이다. 졸음운전은 제동 없이 곧바로 충격을 가해 피해의 심도가 일반사고보다 약 3배 크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유독 봄에만 더욱 졸릴까?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이 눈꺼풀이라고 했던가. ‘졸음폭탄’이 쏟아지는 봄이다. 이름하여 ‘춘곤증’. 춘곤증은 봄에 나타나는 계절성 증상으로 겨울동안 움츠렸던 우리 몸이 따뜻한 날씨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피로감이다. 이 때 소모되는 비타민은 겨울에 비해 3~5배에 달하고, 단백질과 무기질 등 각종 영양소의 소모량 역시 급증한다. 몸이 피로해 기운이 없고 자주 졸음이 쏟아지며 소화불량에 걸리거나 입맛이 없어진 증상이 3주간 지속되고 있다면 춘곤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그런데 요즘은 춘곤증의 원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양하다. 먼저 기온 상승으로 인한 계절적 변화 탓이다. 기온이 상승하면 말초혈관이 확장되고 긴장상태였던 근육이 이완되면서 피부의 온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마치 사우나에 다녀온 것처럼 온몸이 나른해지고 졸음이 오게 되는 것이다. 또한 겨울에 비해 봄이 되면 우리 몸은 신진대사가 활발해져서 덩달아 겨울에 비해 활동량이 늘어나 자연스럽게 에너지 요구량도 증가한다. 이렇게 되면 우리 몸은 증가하는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해 자연스럽게 ‘수면’이라는 전략을 취하게 되고, 우리는 ‘졸음’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또한 햇빛이 비추는 일조시간이 늘어나면서 잠자는 시간 역시 겨울철에 비해 줄어든 것도 춘곤증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도 사회적인 측면에서 봄이 ‘변화’의 계절이라는 점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3월이 되면 입학, 승진, 부서 이동 등 업무 환경 변화를 경험하는 경우가 많아 신상이 바뀐 사람들에게는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여기에 과로까지 겹치게 되면 계절적 요인의 춘곤증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고 한다. 춘곤증을 일종의 사회적인 현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 몸의 신진대사가 급격하게 활발해지니 피곤하지 않을 수가 없다. 잠이 쏟아지는 것뿐만 아니라 춘곤증의 증상은 다양하다. 생활에 의욕과 집중력을 잃거나 쉽게 짜증이 나기도 하며 식욕부진, 소화불량, 현기증 등 역시 춘곤증의 증상들이다. 어찌됐건 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사라지는 계절성 증상인 만큼 올 봄도 현명한 방법으로 춘곤증을 물리쳐 보자. 춘곤증을 이겨내려면 평상시의 기상, 취침시각을 유지하면서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냉이, 달래와 같은 제철에 나는 봄나물을 섭취하고 생선과 콩, 두부로 단백질을 보충하는 것도 도움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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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