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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성 날씨칼럼] 기후변화가 가져온 ‘다르푸르의 비극’
  2013-09-06 15:03 정연화   
 
“21세기 지구촌 최대 비극인 수단의 다르푸르 분쟁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초래했습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2007년 6월 ‘워싱턴 포스트(washington post)’에 기고한 글 중에 나온 말이다. 다르푸르의 문제는 무엇인가? 이 지역은 강수량이 충분하지 않았지만 토양이 비옥해 쌀을 포함한 곡식과 과일을 집약적으로 재배할 수 있는 곳이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인도양의 수온이 상승하면서 계절풍에 영향을 미쳐 지난 20년간 이 지역 강수량은 40%이상 감소했다.
 
가뭄이 오래가자 다르푸르의 흑인 부족이 울타리를 치고 아랍 유목민들이 소와 염소를 기르기 위해 초지로 들어오는 것을 막았다. 이로 인해 비극적인 다르푸르의 인종 분쟁이 발생한 것이다. 최근까지 사람들은 기후변화가 국가 내전을 부른다는 것에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생존이 위협받게 되면 다른 전쟁보다 더 참혹해질 수 있다는 것을 수단 다르푸르의 사례에서 엿볼 수 있다. 70%의 주민들이 땅만을 바라보고 살아가는 나라에서 초지나 농사지을 땅이 사라진다면 문제가 생긴다. 유목민들이 소와 염소의 먹이를 위해 농부들이 경작하는 농지를 침범할 것이다. 생산량이 급격히 줄어든 농부 입장에서 유목민의 침범은 생존 문제가 된다.
 
북아프리카는 매년 여름 많은 비가 내리는 지역이다. 열대 아프리카에 내린 비는 나일 강으로 흘러든다. 거의 해마다 나일 강에 일어나는 홍수는 많은 비를 품은 몬순이 수단과 에티오피아의 고지에 비를 뿌린 탓에 발생한다. 고기압과 저기압의 복잡한 상호작용은 수단과 에티오피아 산맥의 날씨에 영향을 준다. 여름에는 매년 인도와 아라비아 해에 강력한 저기압이 만들어지면서 인도양과 인도 일대에 강한 남서풍을 보낸다. 열대수렴대는 에리트레아 바로 북쪽에 위치하므로 에티오피아 고원에 내린 많은 비는 청나일 강과 앗바라 강으로 흐른다. 이런 상태는 서태평양에 고기압이 있는 한 계속 유지된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엘니뇨와 라니냐가 발생해 태평양의 기압이 하강하면 인도양의 기압은 상승한다. 열대수렴대는 남쪽 먼 곳에서 올라오지 못한다. 그러면 인도양의 커다란 저기압은 힘을 쓰지 못하고 동쪽으로 밀려난다. 이 경우 몬순은 평소보다 약해지거나 아예 불지 않게 되고 인도, 수단, 에티오피아 고원은 가뭄에 시달린다. 북쪽으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이집트에는 흉년이 든다. 최근 이런 기압배치로 인해 수단과 에티오피아에는 가뭄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대가뭄은 아니더라도 몬순이 약해지면서 평년보다 비도 적게 내리는 것이다.
 
이처럼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수단과 북아프리카 지역에 한정된 것만은 아니라는데 심각성이 있다. 최근엔 기후변화의 결과로 초래되는 영향들 중에서도 특히 안보문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가 각국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 2007년 미국 군부 고위인사들이 작성해 미 중앙정보국(CIA)이 발간한 ‘국가안보와 기후변화의 위협’ 보고서나 같은 해 독일 연방정부 산하 지구환경변화 학술자문위원회의 ‘기후정책이 곧 안보정책이다’라는 보고서가 주목을 받았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2008년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수자원 갈등과 영토 분쟁, 난민들에 의해 야기된 폭력적 결과들과 천연자원을 둘러싼 전쟁이 향후 미래의 주요 갈등이라고 예상했다.
 
‘자연재해가 핵 위기나 테러보다 국가안보에 더 큰 위협이 된다’는 펜타곤 비밀보고서는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비밀보고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전쟁 등으로 수년 후 전지구에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말한다. 기후전문가들은 21세기 중엽이 되면 남유럽과 미국 남서부, 수단 등의 아프리카 사헬 지역에서 강수량이 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 지구 면적의 19%인 3000만 제곱킬로미터가 사막화되면서 이로 인해 1억 5000만명은 생존을 위협받게 될 것이란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 그 이상으로 기후문제는 정말 심각합니다. 하루빨리 힘을 모아 대책을 세우고 하나하나 앙보하면서 해결해 나가야만 합니다”라고 얘기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말을 깊이 새겨 우리나라도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갔으면 좋겠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wxbahn@kweath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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