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순간 변하는 공기의 뜨겁고 차가운 정도를 관측하는 기온! 기온은 우리 생활과 가장 관계가 있는 지면 위 1.2~1.5m 높이의 온도를 측정한다. 하지만 이 높이의 기온은 지표면의 온도와는 다르다. 지표면의 온도는 해가 비추면 빠르게 올라가고, 그늘이 지거나 해가 지면 빠르게 내려간다. 어쩌면 우리가 느끼는 기온보다 지표면은 낮에는 10℃ 이상 높거나 밤에는 반대로 10℃ 이상 낮아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지표면 바로 위로 걷는 개나 고양이는 어떨까? 예를 들어 우리가 한창 봄을 느끼고 있을 때 땅 바로 위를 걷는 개나 고양이는 여름에서부터 겨울까지의 온도를 모두 경험하고 있는 셈이다. 사람도 지치게 만드는 요즘 같은 살인더위에는 거의 한증막 속을 헤집고 다니는 수준이지 않을까? 이렇게 푹푹 찌는 더위가 이어지면 동물들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농촌진흥청 조사에 따르면 보통 소는 5~20℃, 돼지는 15~25℃, 닭은 16~24℃의 기온을 좋아해서 동물들 역시 사람처럼 30℃ 넘는 날씨는 반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폭염에도 땀 한 방울 흘리지 않는 독한 놈이 있다. 바로, 더위의 절대강자 낙타. 낙타는 발목의 높이가 다른 동물보다 높다. 다리 길이의 거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인데 이렇게 발목의 위치가 높이 있는 것은 사막의 강한 복사열을 피하기 위함이다. 낙타는 60~70℃에 이르는 사막 지면보다 10℃ 정도는 시원한 곳에 몸통을 둘 수 있어 더위를 피해 ‘하이힐’을 신고 있는 셈이다. 또한 낙타는 변온동물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체온변화가 심하다. 한낮 무더위에는 자기 체온을 41℃까지 높였다가 기온이 떨어지는 밤에는 34℃까지 체온을 낮춘다. 체내 수분이 땀으로 낭비되지 않도록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는 것이다. 쉬지 않고 한 번에 마실 수 있는 물의 양도 100L(리터)에 이르는데 이는 웬만한 승용차 기름 탱크의 두 배 수준이다. 이 밖에도 낙타가 더위에 강한 비결은 날씬한 몸매에 있다. 동물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뚱뚱하면 땀을 많이 흘린다. 두꺼운 피하지방 탓에 몸 밖으로 열이 잘 빠져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 몸은 땀을 통해 체온을 조절하지만 비록 한 방울의 땀일지라도 사막 동물에 있어 수분 낭비는 아주 치명적이다. 따라서 낙타가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는 것은 생존을 위함인 것이다. 이도 저도 안 될 때 사용하는 마지막 ‘지저분한 필살기’도 있다는데 바로, 오줌을 제 몸에 싸는 방법. 더울 때 마당에 물을 뿌리면 잠시 시원해지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서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