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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소영의 날씨이야기] 더위의 천적(天敵) ‘공포’
  2013-07-26 13:33 정연화   
 
지난 1981년 이후 32년 만에 제주도가 아닌 중부지방부터 등장한 장맛비가 기상관측 이후 가장 긴 장마로 기록될 것이라는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연일 폭염의 기세만 등등한 남부지역은 매일 같이 신기록을 달성하고 있는 이번 장맛비가 그저 먼 나라 이야기인 듯 멀게만 느껴진다. 디기오는 주말에는 전국이 장마전선의 영향권에 들어 장맛비가 내린다고는 하지만 모처럼만에 강한 여름 볕이 드러난 중부지방도 26일(금)까지는 폭염에 대한 대처가 우선일 듯싶다. 더위만 쫓을 수 있다면 그 어떤 방법도 따라하겠노라. 어떻게든 더위를 잠재우려는 사람들의 노력이 그저 가상하기만 하다. 일부는 공포영화를 찾아 극장가로 발길을 돌리는데… 과연, 진짜 효과가 있기는 한 걸까.
 
흔히 공포감을 느낄 때, 등골이 오싹해진다고 말한다. 이는 공포영화를 볼 때 우리 몸이 추위를 탈 때와 비슷한 과정을 겪기 때문이다. 먼저, 공포영화를 보면서 눈과 귀를 통해 느껴지는 공포와 긴장감은 일종의 자극이 되어 뇌에 전달된다. 뇌는 곧 경고 신호를 온몸으로 보내 신경전달물질인 ‘아드레날린’ 분비를 증가시키는데 이 ‘아드레날린’ 분비가 증가되면서 교감신경은 극도로 흥분하게 되는 것이다. 좀 더 자세히 말해 교감신경이 흥분한다는 것은 우리 몸이 긴장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동공이 커진다거나, 심장박동수가 증가한다거나 지나친 근육 수축으로 체온이 떨어지는 반응 등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우리 몸은 에너지 방출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피부혈관을 수축시킨다. 그 결과 얼굴에는 핏기가 가셔 창백해지고, 근육 수축으로 인해 온몸의 털은 삐쭉삐쭉 솟고, 급기야 피부에는 소름이 돋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과정에서 땀샘까지 자극돼 식은 땀이 흐르는데 주변의 열을 빼앗으며 증발해버리는 식은 땀은 우리의 몸을 더욱 서늘하게 만들어 공포감을 최고조에 달하게 한다.
 
영화 마케터들이 여름이라는 날씨 특성을 이용해 공포영화를 여름에 집중시킨 데에는 바로, 이와 같은 비밀이 숨어 있었다. 무더위에 찬물을 끼얹는 듯 공포감이 가져다주는 시원함의 원조는 뭐니 뭐니 해도 여름 밤 할머니가 들려주셨던 무서운 호랑이 이야기가 아닐까. 부채하나로 여름을 이겨내야 했던 과거 우리 선조들은 과학적 원리가 숨어있는 이러한 지혜로 완전한 피서를 이뤄냈다. 올 여름도 어김없이 극장가에는 공포영화가 쇄도하고 있다. 더욱 다양한 소재와 이색적 이야기로 구성된 신개념의 공포영화가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열 에어컨 안 부러운 공포영화 한 편으로 기세등등한 폭염을 잠시 잊어보는 건 어떨까.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 weathercom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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