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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과 겨울사이, 이 무렵의 새벽녘이면 강이나 호숫가에 스멀스멀 소리 없이 물안개가 피어난다. 뿌옇게 피어나는 물안개가 들판의 연기처럼 몽환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물안개는 보통 날씨가 맑고 일교차가 큰 날, 밤부터 냉각된 찬 공기가 상대적으로 따뜻한 수면 위를 지날 때 기온 차에 의해 만들어진다. 낮 동안 햇볕을 받아 수온이 오른 댐이나 호수의 물은 밤사이 서서히 식어가지만 상대적으로 대기는 빠르게 식어 버린다. 새벽녘 호수의 따뜻한 물이 증발하면서 만든 수증기가 차가운 대기와 접하게 되면서 발생하는 미세한 물방울이 물안개다. 따라서 한반도가 고기압의 중심에 드는 기압배치에서 날씨가 맑고 일교차가 큰 날 물안개를 볼 수 있는데 특히 수온과 기온차가 10℃ 이상인 경우 짙은 물안개가 만들어 진다. 농도가 짙은 물안개도 해가 뜨기 1~2시간 전에 절정을 이뤘다가 일출과 함께 점차 사라진다. 하지만 종종 뭍에서 생긴 복사안개와 어우러져 짙은 농도로 오랜 시간 지속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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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안개가 생성되는 원리 < 자료 = 케이웨더 > |
안개는 4가지의 대표적인 대기현상 가운데 하나인 대기수상(大氣水象) 즉 물 현상중의 하나이다. 매우 작은 물방울이나 얼음 알갱이가 지표면 부근의 공기 중에 떠다니는 현상으로 수평시정이 1km 미만이다. 안개는 매우 국지적인 기상현상으로 발생지의 지형이나 당일의 기상조건 등에 따라 그 특성이 다양하다. 특히 주변이 인공적인 호수나 댐, 강으로 둘러 쌓인 지역에서는 물안개가 자주 발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호반의 도시로 불리는 춘천이나 양평, 충주, 안동 등 댐 주변은 연중 안개 발생이 빈번한 지역이다. 물안개는 층이 높지 않아 수직 시정 장애는 크지 않지만 가시거리가 50m 미만에 달하는 짙은 안개로 발달하면서 생활에 불편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때로는 한 폭의 수채화를 그리기도 하는데, 영하의 추위가 시작되는 이 무렵부터는 물안개가 주변의 나무나 갈대 등 풀잎에 얼어붙는 상고대를 만든다. 다시 한 번 수상(樹霜)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물안개 핀 강변에는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섶다리가 있어야 제격이다. 강을 끼고 사는 마을에서는 늦가을이면 날을 잡아 강폭이 줄어든 몫에 섶다리를 놓았다. 다리 놓기는 마을사람들의 공동 작업으로 이루어지는데 이틀정도 걸린다. 섶다리는 못을 치지 않고 나무를 서로 연결해서 골격을 만든다는 것이 특징이다. 다리 구조는 강의 양안을 연결하는 Y자형 나무로 다릿발 세우기가 기본이다. 다릿발이 완성되면 그 위에 긴 통나무를 칡넝쿨로 엮어 놓고 소나무 가지를 덮은 후 떼와 흙으로 다지면 완성된다. 이때 사용한 청솔가지는 눈 내린 날의 다리 난간 역할도 했지만 섶다리의 자연스런 상징이기도 했다. 이 같은 섶다리는 겨울을 나고 이듬해 장마가 시작되기 전 거둬들인다. 다릿발 같은 구조물을 다시 사용하기 위해서인데, 때 이른 장마로 불어난 강물에 떠내려가는 경우도 많았다.
섶다리는 건너갈 때 조금씩 출렁거리긴 하지만 생각보다 튼튼한 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섶다리는 폭이 좁기 때문에 한 사람 정도가 건널 수 있었다. 차가운 강물이 흐르는 다리 중간에서 서로 마주 칠 때는 비껴가기가 난감하다. 강을 건너올 사람이 있을 경우 양보와 기다림을 알게 했던 그 섶다리가 생각나는 겨울문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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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P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