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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소영의 날씨이야기] ‘수능한파’의 진실
  2012-11-07 17:23 정연화   
 
이맘때면 예년 날씨와는 상관없이 심리적으로 다가오는 추위가 있다. 바로 ‘수능한파’다. 수능 날만 되면 멀쩡했던 기온이 급 하강하면서 날씨가 추워져 심리적으로 느끼는 추위는 그 배에 달한다.
 
매년 궁금증 남기고 있는 ‘수능한파’와 관련한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있다. 지난 1968년부터 2000년까지 국가고사 시험일의 기상데이터를 분석하고 과학적 원인을 규명한 결과 일반인들이 말하는 ‘시험추위’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정신적 스트레스를 강하게 받는 사람의 뇌파에서는 평상시보다 약 30배에 가까운 강력한 세타(θ)파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대기 중의 수증기 분자 내의 수소원자의 운동성을 편향시켜 수증기 분자의 진동수를 낮아지게 하고 이에 따라 분자 자체 발산 온도가 평균 30% 정도 낮아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험생과 학부모의 스트레스가 높아질수록, 일시적으로 또는 국지적으로 기온이 급감하게 되는데 결국 수험생이 적은 인근 지역과 온도차를 발생시켜 강한 바람을 만든다는 것이 이 연구의 논리이다.
 
하지만 기상전문가가 보는 견해는 과학적 규명과는 조금 다르다. 실제로 2000년 이후 수능시험일 날씨를 살펴보면 대체로 맑은 가운데 아침 최저기온은 평년보다 조금 낮았지만, 한파라고 느낄 만큼의 큰 추위는 아니었다. 낮 동안에는 오히려 평년수준을 1~2℃ 가량 웃돌면서 포근했던 날들이 더 많았다.
 
뿐만 아니라 매년 수능철이 되면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날씨가 추워질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는데, 그 속에는 언론의 보도가 한 몫을 하고 있다. 수능시험 일에 예년보다 기온이 높으면 “다행히”라는 말을 사용해 “수능한파가 빗겨갔다”고 보도하는 반면 평년보다 약간의 추위만 닥쳐와도 올해에도 “어김없이” 수능한파가 찾아왔다고 보도하는 경향이 크다.
 
올해 수능일 기상전망에 따르면 해마다 되풀이되다시피 한 ‘입시한파’가 올해에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능 당일인 8일(목)에는 우리나라 북쪽을 지나는 약한 기압골의 영향을 받아 전국이 대체로 구름만 많겠다. 다만 중부서해안지방으로만 오후 한때 빗방울이 떨어지는 곳이 있겠다. 기온은 평년과 비슷해 아침에는 다소 쌀쌀하겠지만 수능 한파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더 이상 평범할 수 있는 수능일을 춥게 만들지 말자.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 weathercom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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