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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PD의 날씨살롱] 단풍전선 남하 - 하루 25km
  2012-10-05 15:52 정연화   

올가을 단풍은 지난 9월 25일 설악산에서 시작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이 날이 단풍시작일로 알려진 것은 작업 차 중청봉에 도착한 헬기에 공원관계자는 물론 기상청 직원과 취재진까지 동승하면서 이례적으로 공식화되었다. 그러나 설악산 정상의 대청봉 그리고 중청봉의 단풍은 사나흘 전부터 물들고 있었다.
 
본격적인 가을은 나뭇잎이 곱게 물드는 단풍에서 실감할 수 있다. 추석 연휴동안 산간지역의 기온이 5℃ 안팎으로 떨어지고 첫서리까지 내리면서 단풍전선의 이동속도가 빨라졌다.
 
이번 주 설악산의 단풍은 해발 1000m의 봉정암을 지나 산 절반까지 내려왔다. 꽃 소식은 남녘에서부터 올라오지만 가을걷이와 단풍전선은 북쪽에서 시작해 남으로 내려간다. 하루 평균 남하속도는 25km, 산정에서는 40m 정도로 계곡을 향해 산을 탄다. 일반적으로 9월 하순부터 시작되는 설악산의 단풍은 11월 상순이 되면 남해안 지방의 두륜산과 국토의 최남단 제주도 한라산까지 물들게 된다. 대체로 내륙지방이 해안지방보다 열흘정도 빨리 단풍이 시작되는 것이다. 첫 단풍의 시작은 산의 20% 가량이 물들었을 때를 말하며 80%가 웃돌 때를 '단풍절정기'라 한다. 단풍시작에서 절정기까지는 보름정도가 필요하다. 따라서 단풍전선이 남행을 계속하는 사이 이달 중순쯤이면 설악산의 단풍도 절정기를 맞는다.
 
단풍현상은 나무들의 겨울나기 준비 과정이다. 녹색의 나뭇잎들도 기온이 떨어지고 낮의 길이가 짧아지면서부터는 광합성을 못하게 된다. 나무는 더 이상의 양분손실을 막기 위해 잎자루 끝에 떨켜층을 형성한다. 이때부터 푸른 나뭇잎은 엽록소인 클로로필이 파괴되면서 잎 속에 남아있던 노란색의 카로티노이드 색소가 드러나는 것이 노란 단풍이다. 반면 붉은 단풍은 떨켜층에 막혀 잎 속에 남아있던 당분이 반응을 일으켜 붉은 색소인 안토시안으로 발현되기 때문이다. 우리주변에서 볼 수 있는 노란색 단풍에는 대표적인 은행나무를 비롯해 미루나무, 자작나무, 싸리나무 등이 있다. 또 붉은 단풍을 볼 수 있는 나무는 단풍나무류, 담쟁이덩굴, 감나무,화살나무, 붉나무, 마가목 등이 있다.
 
단풍은 맑은 가운데 밤 기온이 뚝 떨어지는 일교차가 큰 날씨가 이어져야 곱게 물든다. 또 숲 속보다는 하늘이 열려 있는 계곡 쪽이 더 붉거나 노란색이다. 물가에서 햇볕을 충분히 받아 고운 색을 만드는 것이다. 산간지방의 단풍에 비해 도시의 홍엽(紅葉)은 아름답지 못하다. 그 이유는 도시에서는 상대적으로 일교차가 작고. 자동차의 배기가스나 먼지, 스모그가 많아 내려쬐는 자외선이 약하기 때문이다. 또 도심의 고층빌딩 등에 가려진 나무는 주변 건물이 햇볕을 가로 막고 반면에 가로등 불빛에는 장시간 노출되어 있다. 이 때문에 나뭇잎들이 늦가을까지 푸른 잎을 매달고 있다가 된서리를 맞고 그대로 떨어지는 무 단풍현상도 나타난다.
 
 
단풍은 서리를 맞으면 더 붉은 색을 발한다. 이후 절정기를 보내고 보름정도 지나면 낙엽이 되고 만다. 하지만 낙엽 그대로 썩고 마는 것이 아니다. 떨어진 단풍잎은 자신을 키워준 나무에게 마지막 봉사를 잊지 않는다. 홍엽이 분해되면서 안토시안 성분이 땅 속으로 스며들어 다른 식물의 생장과 해충의 접근을 막아 준다. 그래서 이른 봄 단풍나무 아래는 어린 단풍나무들만 자라고 있는 것이다. 단풍전선은 지금도 남행을 계속하고 있다. 1시간에 1km의 속도로, 느리지만 쉬지 않고 우리 곁을 스쳐가고 있다.
 
 김철수 PD sirocc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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