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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소영의 날씨이야기] 가을을 읽는다
  2012-08-31 17:26 정연화   
 
절대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여름이었지만, 달력상의 가을인 9월이 벌써 코앞에 다가왔다. 올 가을에 읽을 만한 책 한 권 마련해뒀는가. 이처럼 가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문구는 단연 ‘독서의 계절’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출판업계에 따르면 가을은 통념과는 달리 1년 중 책이 가장 안 팔리는 계절이라고 한다. 실제 사람들이 책을 가장 많이 읽는 계절은 책 판매량이 무려 15%가량 증가하는 여름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책을 안 읽는 계절인 가을이 어떻게 ‘독서의 계절’이 되었을까? 바로, 날씨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출판업계에서 가장 유력하게 보고 있는 견해 중 하나는 농경문화에서 유래된 관습이다. ‘등불을 가까이 할 수 있다’는 뜻의 ‘등화가친(燈火可親)’이란 사자성어, 많이 들어 봤을 것이다. 가을 밤은 시원하고 상쾌하기 때문에 등불을 가까이 해서 글을 읽기에 좋은 계절이라는 뜻을 의미한다. 한 해 농사를 마치고, 먹을 거리가 풍성한 가을은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어서 공부하기에 더없이 좋은 계절이라고 우리 선조들은 믿었던 것이다.
 
두 번째로 ‘가을=독서의 계절’로 자리매김한 데는 기상학적 요인도 한 몫을 한다. 보통 가을은 18~20℃의 기온과 40~60% 정도의 습도로 사람이 쾌적함을 느끼는데 최적의 기상조건을 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그 어느 곳에서 바라보든지 가을 하늘은 똑같은 미소를 짓고 있다. ‘가을이 되면 말발굽에 고인 물도 마실 수 있다’라는 속담이 있듯 유독 가을하늘은 마치 물감을 풀어놓은 듯 하늘이 파랗고 높게 보인다. 이것은 빛이 흩어지는 ‘산란’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우리 눈은 태양빛 중 무지개 빛인 가시광선만 볼 수 있는데, 가시광선은 대기를 통과하면서 대기 중의 작은 입자들과 만나 흩어진다. 이를 ‘빛의 산란’이라고 한다. 건조한 날씨로 대기중에 작은 입자로 머물러 있는 수증기들은 빛의 산란을 가속시키고, 보라색 다음으로 많이 산란되는 파란 빛이 파란색에 민감한 우리 눈에 하늘을 더욱 푸르게 보이게 하는 것이다. 이런 가을이 담고 있는 자연적 조건은 독서를 통한 사색과 명상에 잠기는데 더없이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의학계에서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우리 몸은 계절변화에 따라 신경호르몬에 변화가 생기는데, 특히 가을이 되면 일조량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소위 ‘행복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의 분비도 함께 줄어들게 된다. 때문에 고독함을 느끼고, 차분해져서 다른 계절보다 좀 더 사색에 잠기게 되는데, 이는 독서에 전념할 수 있는 완벽한 신체적 조건의 형성이라는 것이 의학계의 설명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설을 뒤로 한 채 달력상의 가을은 이미 우리 곁에 다가왔다. 그리고 마냥 서점가를 찾은 사람들은 책을 통해 벌써부터 가을을 읽는다. 어떠한 이유를 불문하고, 읽고 또 읽어도 지나침이 없는 책은 마음의 양식이다.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 weathercom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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