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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성 칼럼] 도시열섬 현상과 건강
  2012-07-30 15:16 정연화   
 
도시가 마치 사우나처럼 된다면.
 
도시의 콘크리트 건물과 아스팔트가 엄청난 열을 흡수하면서 건물들을 야간에도 실내 온도가 40℃에 달하는 불화로로 만든 경우가 있었는데 이를 기상학적 용어로 도시열섬(Urban Heat Island)현상이라 한다.
 
도시기후의 전형적인 현상인 도시열섬 현상은 1818년 영국 아마추어 기상학자인 루크 하워드(Luke Hpward)에 의해 처음 제안됐다. 도시기후의 특징은 구름의 양과 강수일수가 늘어나고 강수량과 안개일수도 많아지는 특성을 보인다. 기상학자들에 의하면 100만이 살고 있는 대도시에서는 역전층이 형성된 저고도가 지표면보다 5℃ 이상 높다고 한다. 또한 도시에서 발산하는 열과 자동차, 공장에서 나오는 오염 물질이 스모그 수준을 악화시킨다. 또 도시 콘크리트 정글 위에 열이 축적되면서 데워진 공기가 도심 위로 상승한 뒤 퍼져 나가 도시 위에 저기압을 형성해 이상적인 폭우를 만들기도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부산·대구 등에서 도시기후의 특성을 보인다. 고층 빌딩들이 들어서면서 나타나기 시작한 현상 때문에 만들어진 신조어 ‘빌딩 신드롬’이란 단어도 있다. 대도시에는 공룡 같은 거대한 빌딩들이 나날이 솟아나고 있다. 과학적으로 지어진 최신식 건물인데도 빌딩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두통·현기증·천식과 같은 질환을 앓고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질병을 빌딩병이라 부른다. 이밖에도 단열건축자재에서 나오는 라돈, 포름알데히드, 석면 등으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건강을 상하게 되면서 ‘빌딩 신드롬’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게 된 것이다.
 
특히 여름같이 무더운 계절에 빌딩의 사무실에서는 창문을 굳게 닫은 채 외부와의 공기 순환을 오로지 에어컨의 송풍기에만 의지하고 있다. 에어컨 공기 정화장치는 바깥 공기의 3분의 1만 사용하고 나머지 공기는 실내 공기를 순환시킨다고 한다. 오염된 실내 공기를 계속해서 사용하는 것이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냉방효율을 높이기 위해 외부 공기는 조금만 사용하고 실내 공기를 계속해서 냉각시키는 곳도 많다. 이러한 경우 빌딩 안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실외보다 2~3배 이상 높아지게 돼 빌딩에서 근무하는 사람에게는 산소 부족 등으로 인해 두통과 집중력 저하가 찾아온다. 또 호흡기가 약한 사람은 기관지염이나 천식의 발작을 일으키기도 한다. 대형빌딩의 성능 좋은 냉방기 아래서 근무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면 건강을 지키는 최소한의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하루에 2~3회 창문을 열고 15분 정도씩 환기만 시켜줘도 공기는 좋아진다고 한다.
 
도시화로 인한 특징 중 하나가 열대야(熱帶夜)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는 것이다. ‘더위 먹은 소 달만봐도 허덕인다’는 속담처럼 한낮의 해가 너무 뜨겁다보니 도시의 여름철에는 밤에 달만 봐도 해처럼 느껴지는 무더위가 계속된다. 낮에는 가마솥 같은 폭염이 세상을 찜질하고 있다. 백엽상 온도는 32℃인데 백엽상 옆 아스팔트 온도는 49℃까지 올라간다. ‘계란프라이’가 될 정도다. 수풀이나 잔디 위는 덜 하지만 도심지의 아스팔트는 콘크리트로 포장돼 있어 열이 쉽게 올라가고 밤이 돼도 잘 식지 않는다. 낮에도 더위를 주체할 수 없어 고통스러운데 밤에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아 시달리는 것을 ‘열대야 증후군’이라고 한다.
 
기상학에서 열대야는 밤(오후 6시 1분~ 다음날 오전 9시) 최저기온이 25℃ 이상인 경우를 가리킨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강하게 확장하는 8월 초 서울 등 대도시에서는 거의 열대야 현상이 나타난다. 최근 지구온난화와 도시화 현상으로 인해 열대야 현상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사실 무더위는 자연스럽고도 필요한 자연현상이다. 이렇게 무더울 때 벼는 하루에 1cm이상 자라고 호박은 지름이 4cm, 고구마 줄기는 3cm 정도 자란다고 한다. 만일 이런 무더위가 없으면 냉해로 인해 농작물이 제대로 결실을 맺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여름은 가마솥처럼 푹푹 쪄서 여름다워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문제는 밤에도 계속되는 고온 현상으로 사람들이 잠을 이루지 못한다는 것이다. 숙면을 취하기에 적절한 온도는 18~20℃ 정도다. 하지만 외부 온도가 높아지면 체내의 온도 조절 중추가 흥분돼 각성상태가 된다. 열대야 상태에서는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자다가도 자주 깨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도 몸이 개운치가 않다. 낮에는 졸리고 무기력한 상태가 계속된다. 심한 경우 극심한 피로감과 함께 집중력 저하가 나타난다. 또한 두통과 함께 소화불량 환자들이 늘어난다. 건강을 해치는 것은 물론 다음날 능률도 떨어진다. 이런 증상을 ‘수면지연 증후군’이라 부른다.
 
한편 부모들은 자녀들이 쾌적한 상태에서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써야 하며 자녀들도 정상적인 생체리듬 유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 밤에 잠을 설쳤다고 해서 다음날 늦잠이나 낮잠을 자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잠자기 약 한 시간 전에 가볍게 운동을 한 다음 샤워를 하면 숙면을 취하는데 도움이 된다. 우스갯말로 열대야를 이기려면 똑같은 단어인 ‘열 대야’(세숫대야로 열 번 물을 끼엊는다는 뜻)를 써야 한다고 한다. 정말로 단잠이 쏟아진다는데 꼭 한번 해 보시기 바란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wxbahn@kweath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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