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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시대, 진나라 소양왕(昭襄王) 때의 재상 범수는 종횡가의 한 사람이다. 소양왕이 제나라를 치기 위해 고민을 하다가 범수에게 가르침을 받고자 하였다. 범수는 다음과 같은 견해를 내놓았다.
“제나라와 우리 진나라는 거리가 멀고, 그 사이에 한(韓)과 위(魏)나라가 있습니다. 혹시 제에게 패하기라도 하면 비웃음거리가 되고, 나라가 어지러워질 수 있습니다. 또한 제나라를 친다고 해도 중간에 한과 위가 있으니 우리 진나라와 합치기가 어렵습니다. 옛날에 위나라는 중산(中山)을 정벌했으나 뜻하지 않게 조나라가 중산을 집어 삼켰습니다. 조나라가 중산과 가까웠기 때문이지요. 제나라, 초나라와의 우호를 먼저 맺고 한나라와 위나라를 쳐야 합니다. 먼 나라는 우리와 우호가 있으니 간섭하지 않을 것이고, 가까운 나라를 치면 영토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를 ‘원교근공(遠交近攻)’이라고 합니다.”
범수의 말을 다 들은 소양왕은 흔쾌히 범수의 견해를 따랐다.
사업으로 치면 원교근공은 참고할 만한 고사성어이다.
원교근공은 독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한다. 사업에 있어 원교근공은 유관사업에로의 확장이라 할 수도 있고, 동종 경쟁사와의 경쟁을 나타내는 말로 해석할 수도 있다. 우리는 무한 경쟁사회에 살고 있다는 소리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고 있지만 난 사업을 한지 십 수 년이 지났지만 이 말에 대해서는 큰 공감을 하지 않는다.
학창시절 가까운 친구와 다투어서 1등이라는 숫자에 메이기 시작하면 큰 자극은 될지 몰라도 그 스트레스는 지극히 커진다. 하지만 내 주위에서 진득하게 1등을 지키는 사람의 특징은 생각보다 다른 경쟁사의 동향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 정보는 알고 있어야 할 지 모르지만 자신의 길에서 자신을 상대로 자신을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 그 자체가 중요하다고 난 생각한다.
경쟁이란 자칫 왜곡된 삶을 살게도 한다. 자본주의 사회가 경쟁사회인 것도 일면 맞는 말이지만 세상진리는 그렇게 생각보다 스트레스 받지 않아도 된다. 1등만이 살아남는 것은 진리에 가까운 사실이지만, 이 세상은 1등하는 무수히 많은 분야가 있기에 오히려 자신의 위치를 어디에서 잡을 것인지가 더욱 중요하다.
예를 들어 휴지하나에도 물에 잘 녹아서 1등 할 수도 있지만 물에 잘 녹지 않아서 1등 할 수도 있다. 가격이 가장 저렴해서 1등 할 수도 있지만 가장 향기가 좋아서 1등 할 수도 있다. 잘 찢어지는 종이로 1등할 수도 있지만 잘 찢어지지 않는 종이로 1등 할 수도 있다.
나는 사업을 하면서 이런 다양성을 인정하고 다양한 유사 분야 회사들과 혹은 다른 분야 사업들과의 제휴를 매우 소중하게 생각한다.
바람직한 제휴의 장점 세 가지를 꼽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역량이 결합되어서 좋고, 둘째, 리스크를 서로 분담할 수 있어서 좋고, 셋째, 잠재적 경쟁사가 제휴가사 되니 정말 좋다. 어떤가? 여러분은 원교근공 하겠는가? 원교근교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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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호 ‘한자통’ 교육지대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