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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살던 춘추시대 노(魯)나라에서는 혹독한 세금과 탐관오리의 가렴주구(苛斂誅求)로 많은 백성들이 괴로워하고 있었다.
어느 날, 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태산(泰山) 기슭을 지날 때였다. 길가의 무덤 앞에서 슬피 울고 있는 부인이 있어서 공자의 제자인 자로(子路)가 물었다.
“부인, 무슨 일로 이리 슬피 울고 계십니까?” 그러자 부인이 대답했다. “이곳은 정말 무서운 곳입니다. 몇 년 전에 시아버님과 남편이 호랑이에게 목숨을 잃으셨는데 이번에는 아들까지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러면 왜 계속 여기에 머물러 계시는 겁니까?” 자로가 다시 물었다.
“그래도 이 마을에는 혹독한 세금과 백성을 괴롭히는 탐관오리는 없기 때문이지요.” 라고 부인이 말했다.
이 이야기를 들은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더 무섭다(苛政猛於虎)’는 것을 잘 기억해 두어라.”
대학시절 정치학 개론수업을 받으면서 정치란 분배의 미학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다. 무엇을 통해서? 그것은 정치력을 통해서이다. 정치력이란? 영향력과 비슷한 말이라고 인식했던 기억이 난다. 정치란 각 이익집단 혹은 개인 간의 충돌과 갈등을 영향력을 통해 조정 배분하는 행위정도로 정의될 수 있지 있을까? 물론 두산동아 백과사전에는 ‘통치와 지배, 이에 대한 복종·협력·저항 등의 사회적 활동의 총칭’이라고 되어 있지만 말이다. 여기 고사성어에 있어서 정치란 옛날로 치면 군주의 통치행위이고 요즘으로 치면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여권 행정부의 통치행위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나의 중학교 시절, 가난했음에도 불구하고 평등을 위주로 하는 북한에 태어나기보다 자유를 중시하는 남한에 태어난 것을 다행으로 생각했다. 비록 어린나이였지만 인간에게는 물질적 평등에서 오는 상대적 박탈감 부재의 행복보다는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자유가 주는 행복이 더 크다고 생각한 이유가 첫째였고, 조금 더 부지런하고 조금 더 일한 사람이 조금 더 잘 살아야 하는 것이 진정한 평등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두 번째를 차지하는 나름 이유 있는 판단이었다. 그런데 가장 나쁜 것은 평등도 자유도 이전에 통치자가 다 가져가는 것이다.
오늘날의 통치자는 국민의 것을 모두 빼앗아 자신이 가지는 그런 경우는 찾기 힘들다. 민주주의 발달로 그런 대통령은 존립하기 조차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중한 세금은 가능하다. 국민들은 등골이 휘는데 부유한 사람들에겐 부유한 데로 가중해서 많이 받고 가난한 사람들에겐 그 1/10으로 받는다 해도 여전히 없는 사람에겐 그것조차 큰 것이기에 힘들 수 있다. 그렇게 많은 거둔 세금을 통치자 자신이 쓰는 것도 아니다. 참 이상한 요술이다. 세금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연구, 다시 말하면 분배의 효율성, 경제적으로 최대 효율을 찾아 쓰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최대 효율을 찾다 보면 보다 더 적은 세금으로 보다 더 국민들은 행복해 질 수 있고, 보다 더 적은 세금을 거두는 만큼 국민들은 더욱 풍요해지니 선순환의 아름다움이 시작될 수도 있다. 비가 오는 가을, 수확과 분배에 대해 낭만적인 이상을 꾸어 본다. 정치인들께선 아무쪼록 가혹한 세금이 호랑이 보다 무섭다는 사실을, 현대인들에게 그것이 와 닿지 않는 다면 가혹한 세금은 조폭의 관리세(?)만큼 무섭다는 사실을 마음 한구석에 명심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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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호 ‘한자통’ 교육지대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