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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송나라에 저공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원숭이를 여럿 기르고 있었는데 워낙 원숭이를 좋아해서 원숭이의 마음을 잘 알았고 원숭이들도 저공을 곧잘 따랐다. 그러나 원숭이의 수가 점점 많아져 먹이 값을 감당할 수가 없게 되자 저공은 원숭이들에게 이런 제안을 했다.
“이제까지 도토리 주던 방식을 바꾸어 아침에 3개, 저녁에 4개를 주려는데 어떠냐?”
그러자 모든 원숭이들이 화를 내었다. 다시 저공이,
“그럼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는 어떠하냐?” 라고 하니 모든 원숭이들이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
여러분이 국어 시험을 친다면 조삼모사는 어리석음을 표현한 속담이라는데 정답표기를 해야겠지만 현실은 사실 그렇지 않다. 그것은 왜인가? 사업에 있어 양이 같다는 전제하에서도 큰 차이가 날 수 있는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동일한 양인데도 현실에는 ‘시간’이라는 요인과 ‘인간의 심리’라는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상기에 예를 들어 나는 원숭이가 어리석은 것이 아니라 현명한 것이라는 역설을 할 수 있다. 나름 ‘조삼모사의 역설’이라는 명칭을 내가 붙여 보았는데 이 이야기로 비즈니스의 중요한 요점이 설명가능하다.
원숭이는 ‘시간’적으로 아침에 더 많은 것을 원했다. 저녁에는 아침에 비하면 조금 더 먼 관점의 이야기이다. 그만큼 재화획득의 확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 확실성의 차이 이외에도 시간이 주는 변수는 금융으로 치면 일일단위의 금리가 다른 요즘으로 치면 아침에 4개를 획득한 재화의 운용가능성은 3개를 받는 것보다 분명 차이가 난다. 또 하나는 아침에 4개를 가진다면 저녁까지 4개를 가진 심리상태가 되지만 아침에 3개를 가진다면 저녁까지 3개를 가진 심리적 상태로 그 여유로움이라는 인간의 심리적 만족감이 달라진다.
이것이 인간의 판단이나 행위에도 영향을 미친다. 똑같은 커피를 마시는 데도 종이컵에 담으면 1,000원이 되고 고급 커피잔에 담으면 1,500원이 된다. 커피잔을 가져가는 것도 아니다. 인간은 조금 더 고급한 것을 누리고 싶은 심리가 있기 때문이고 이 심리가 비합리적일지는 몰라도 어리석다고 치부할 수는 없다.
실용주의적인 생각이 아주 강했던 나로서는 사업초기에 이런 부분으로 고객들을 우롱한다는 생각에, 혹은 고객들이 어리석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인간은 물질만으로 행복해지지 않는다는 소박한 진리를 놓쳐서 오는 사업상의 기회상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사람은 그 계산을 못해서가 아니라 물질이상의 무엇을 추구하는 존재이다.
원숭이는 현명하다. 그렇다면 같은 일곱 개를 아침에 3개 준다고 하고 저녁에 4개 준다는 제안을 아침에 4개 저녁에 3개를 준다고 제안한 사람은 어리석은가?
그렇지 않다. 비즈니스 상 이런 제안은 본인은 큰 손실을 안지 않고 상대에게는 도움이 되는 나쁘지 않은 협상이다. 조삼모사는 비즈니스에 있어 타이밍과 심리라는 두 가지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현명함의 고사성어다.
혹시 아는가? 원숭이는 아침에 4개를 먹고 저녁에 3개를 먹는 소식을 해야 건강에도 좋다는 것을 알고 있었는지. 그래서 나는 ‘조삼모사의 역설’이라고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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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호 ‘한자통’ 교육지대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