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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가 유랑하던 중 몹시 슬퍼하며 울고 있는 사람을 만났다. 그는 자신이 우는 까닭을 이렇게 말했다.
“저는 세 가지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젊었을 때 천하를 주유(周遊)하다가 집에 와보니 부모님이 세상을 떠나신 것이 그 첫 번째요, 섬기고 있던 군주가 사치를 좋아하고 충언을 듣지 않아 그에게서 도망쳐온 것이 두 번째 잘못입니다. 교제를 하던 친구와의 사귐을 부득이하게 끊은 것이 세 번째 잘못입니다. 나무는 조용히 있고자 하나 바람 잘 날 없고(樹欲靜而風不止), 자식이 부모를 모시고자 하지만 부모는 기다려 주지 않는 것입니다(子欲養而親不待). 그럴 생각으로 찾아가도 뵈올 수 없는 것이 부모인 것입니다.”
이 말을 마치고 그는 마른 나무에 기대어 죽고 말았다.
풍수지탄(風樹之嘆)은 효도를 다하지 못한 채 부모를 잃은 자식의 슬픔을 뜻하는 성어로 부모가 살아계실 때 효도를 다하라는 뜻으로 쓰인다. 풍목지비(風木之悲)와도 같은 뜻으로 쓰인다.
일 년에 한두 번 겨우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인사드리는 것이 고작인 나로서는 이 고사성어를 논하는 것이 부끄럽다.
바쁜 현대인들은 놓치는 것이 참 많다. 우리는 해야 할 일들의 홍수와, 하고 싶은 일들의 홍수 속에서 우선순위를 정할 수 밖에 없다.
우리 회사는 창업 초기에는 적자에 허덕였고, 직원들에게 월급도 겨우, 그것도 동종 대비해서도 아주 조금밖에 줄 수 없었고, 휴일도 일 년에 주 6일 근무에 그나마도 무지막지한 업무를 소수의 직원들이 열심히 일해서 오늘에 이르렀다. 지금은 비록 풍족히는 아니지만 동종 대비 평균의 급여를 주고 있고, 주5일 근무제이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바쁘고, 할 일은 계속 쌓여가고, 회사를 생존시키기 위한 고심을 거듭하는 나날을 보낸다. 누구는 초심을 잃지 말라 하지만 나에겐 나의 대박(?)과 안락한 생활을 위해 회사를 창업했던 초심(?)을 나는 차라리 버려야 했다. 지금 나에게는 직원을 먹여 살리고 그 직원들이 위로는 부모님을 잘 살피고, 아래로는 자식을 잘 돌보는 단란한 가정을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생의 터전을 마련해 준다는 데에 가장 큰 보람을 둔다. 물론 아직도 우리 회사가 충분하지는 않지만 회사 초기에 비하면 적지 않게 그 여건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부모님과 자녀는 가족을 이루는 근간이다. 이 근간에 대한 애정은 표현되어 지고 유지되어야 한다.
얼마 전 고향에 큰 물난리가 났는데, 오히려 부모님으로부터 나는 별고가 없는지 전화가 왔다. 창피하고 감사하다. 이글을 읽는 여러분, 오늘 정도는 직원들에게 그리고 여러분도, 나도 한 번 정도는 부모님께 전화를 해서 자식의 목소리를 들려드리도록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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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호 ‘한자통’ 교육지대 대표 
